최근 아동복지시설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에 대한 요구가 사회전반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이들 시설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아동복지증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근 아동복지시설의 역할에 대한 新 패러다임 적용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연구보고서 출간의 의의를 설명하는 한국아동복지연합회 황용규 회장.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서울의 백범기념관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관련 기관장 및 아동복지시설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아동복지연합회(회장 황용규, 이하 연합회)가 주최하는 출판보고회가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과제로 수행된 ‘아동복지시설 발전방안 개발연구’에 대한 보고서를 책으로 출간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번 연합회가 내놓은 보고서의 내용에는 실질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요구되는 보완점과 앞으로 시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져 있다.
특히 복지부의 요청에 의해 진행된 과제인 만큼 향후 정부의 정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아동복지시설의 성격을 단순보호차원의 개념이 아닌 아동상담, 일시보호, 가정위탁, 입양, 급식,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등 지역사회 전체 아동을 위한 종합서비스 시설로의 전환,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이 보고서는 아동복지시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설발전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아동복지시설이 한차원 업그레이드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의 황용규 회장은 “21세기는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되는 보고서에는 아동복지시설이 지역내 보호를 필요로 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까지 보호기능을 확대해, 양육, 일시보호, 보호치료, 자립지원, 학대아동, 그룹홈, 기타 아동상담 등 건전한 아동육성을 위한 모든 지원기능이 가능토록 지역내 아동복지중심센터로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 내용 중 아동복지센터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 부분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 시설

▲ 시설 기능과 역할 변화의 요구

① 지역사회 아동복지 거점시설로서의 복합기능 수행

복지환경 변화에 따른 아동복지시설의 다기능화를 위해 복지자원의 효율적인 재분배와 부가사업(아동가정지원사업, 아동주간보호사업, 아동전문상담사업, 아동학대보호사업, 공동생활가정사업, 방과후 아동지도사업)의 활성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지역사회 아동복지증진을 위한 거점시설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므로 현재의 아동생활시설을 개축 또는 정비해 지역아동센터의 기능을 흡수토록 해 기능전환을 모색, 여러 복합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요구된다.

② 시설의 소규모화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시설의 대형화와 지역사회와의 단절성 탓에 야기되는 부정적 결과를 막기 위해서 그룹홈과 같은 형태로 시설을 소규모화해 가야 한다. 그룹홈을 신설, 추가 설치할 경우, 이를 잘 활용하는 정책방안이 세부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룹홈 워커의 전문성과 지위향상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③ 아동복지생활시설과 타 복지시설과의 통합

아동복지시설과 아동복지 영역내의 타 기능을 가진 이용시설 혹은 일시보호시설 등과의 통합을 통해 지역사회의 종합적인 복지자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통해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고 응급상황 발생시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④ 시설의 사전 예방적 역할로의 확대지원

아동복지시설들은 앞으로 나타날 다양한 가족형태와 이에 따른 아동과 가족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해 현재의 보호적, 사후 치료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적인 서비스 제공과 동시에 대상자가 사회적 낙인 없이 서비스를 받을수 있도록 변해야 할 것이다.

▲ 지속적인 시설의 평가

① 성과관리 평가체계와 성과중심 총괄예산제 도입

아동복지시설 평가의 목적을 살리기 위해서는 평가가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성과관리의 틀로 전환돼야 한다. 성과평가는 서비스의 기준과 목표를 설정, 집행부서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준과 목표를 충족했는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신뢰성과 타당성을 고려한 서비스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획일적인 품목별 예산제에서 벗어나 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성과중심의 총괄예산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평가 후 시설 지원과 사후 관리지원 체계 강화

지금까지의 시설평가는 지표개발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평가후 시설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 일부 미흡시설에 대한 교육도 해당시설서 한명씩 차출, 일회성 교육을 하는 실정탓에 해당시설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치 못했다. 따라서 평가주체가 중앙차원의 단일기관이어서는 안되며, 전국적인 복지전달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 평가를 수행해 지역실정에 맞는 맞춤식 평가와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 입소아동

▲ 종사자의 역량강화와 전문성 제고

① 종사자의 자격기준 강화와 처우개선

아동생활시설의 개선 방안 중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가 종사자의 자질개선과 전문화다. 다양한 문제를 가진 아동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학력과 자격 그리고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투입될 수 있도록 자격기준을 더욱 구체회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종사자들의 입장에서 저임금과 열악한 업무환경 등은 잦은 이직을 초래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는 보호아동들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종사자의 처우 개선이 보장돼야 한다. 우수인력의 장기근무 유도를 위해 특별수당이나 승진 등의 융통성을 부여하는 운영이 필요하다.

② 채용과정 및 절차에 대한 규정

시설 입소 아동들에게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종사자에 대한 채용과정과 절차에 대한 규정을 강화해 보다 책임성 있고, 선별된 인적자원의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아동시설 입사시 최근 근무한 기관으로부터 두개 이상의 추천서를 받고, 이전 직장의 퇴사 사유 등을 밝히도록 하는 등 철저한 채용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③ 전문성 제고 위한 정기적인 보수교육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동들에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종사자들에게는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보수교육을 통해 전문지식의 재충천 및 가치관의 재정립을 도모하고 지역사회 내 아동․가족복지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 아동의 문제에 대한 전문인력 배치 강화

아동복지시설의 입소 아동들에게 맞는 연령별 특화 프로그램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변화하는 아동의 욕구 및 문제, 친가족과의 관계의 중요성, 자립생활준비,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 다양한 생태학적 환경을 고려,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상담서비스, 전문적 치료서비스의 제공이 요구되고 있다.

▲ 학습과 성장 지원하는 프로그램 강화

아동과 청소년 시기는 기초형성의 중요한 발달단계로 성인이 된 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어떤 결손이 생기면 회복되기 어려운 결정적 시기다. 따라서 아동의 발달특성을 고려해, 각 발달영역별로 건강, 인지, 정서, 사회성, 정체감, 자기보호능력 등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환경적 자극과 프로그램의 제공이 보다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

●퇴소아동

▲ 주거생활 안정 위한 지원

퇴소아동들이 지원받는 지원금은 초기정착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미흡한 규모이다. 따라서 자립지원금의 현실화와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원책으로는 일정기간 동안 소수의 퇴소아동들이 공동 생활하면서 자립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동숙소를 제공하는 것과 기존의 아동복지생활시설에 자립생활관을 추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 학업 지속을 위한 지원

퇴소아동이 대학진학 기회를 높이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고, 정부가 보증하는 특별장기융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멘토링을 통해 재정적 지원뿐 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이 이뤄질수 있도록 하는 보다 유기적인 방안이 연구되고 마련돼야 한다.

▲ 직업훈련 및 취업을 위한 지원

퇴소아동을 위한 직업훈련은 지역사회와의 실제적인 연계를 통해 실효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시설아동의 취업연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역사회 기업체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퇴소아동이 취업시 걸림돌이 되는 신원보증과 재정보증 문제 해결을 위해 보험 등을 통해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 퇴소아동의 사후관리

퇴소아동의 자립을 위해서는 아동들에 대한 진로계획 수립과 달성에 필요한 체계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퇴소아동의 수가 많지 않은 시설을 고려, 지역별로 통합해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특히 자립지원센터의 운영을 통해 퇴소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있어야 한다. 또한 시설장이나 관계자들이 상시적으로 퇴소아동과 비공식적인 교류를 갖을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설장 재량으로 즉시 사용될 수 있는 예비자금이 확보돼야 한다.

● 가정복귀

▲ 부모-아동 관계증진 프로그램

아동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환경은 ‘가정’임을 인식, 가정 복귀에 필요한 전문적인 서비스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동의 부모 또는 연고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수집과 철저한 자료관리가 중요하며, 연고자 및 보호자의 시설아동에 대한 가정복귀 의지를 파악, 아동의 가정복귀가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가정 내 분위기 조성과 아울러 물리적․환경적 준비를 위한 시설 및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 부모의 아동양육책임 제도화

시설보호아동에 대한 부모의 역할과 책임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보완이 필요하다. 이는 시설보호아동에 대한 보모의 생계비 지원, 재결합 계획의 의무화 등으로 뒷받침돼야 하며, 경제적, 정서적으로 아동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가 직접 개입해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아동과 부모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목적 아래 아동의 양육권을 남용하는 부모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친권을 유보해 아동과 부모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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