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에 급급한 성과주의 평가 클라이언트 욕구 충족 안돼
보편적 복지 추구 위해 장애인복지관 예산 중앙환원 촉구
탈시설장애인 위해 지역사회의 따듯한 손길과 눈길 필요

“정부의 장애인복지관 평가 지표가 현장과 맞지않다 보니 그 결과가 서비스 사업 질의 저하와 클라이언트 욕구 불충족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저는 하나의 사례라도 제대로된 서비스를 통한 자립으로 이끌었다면 올바른 복지관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장순욱 제10대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은 현실적이지 않은 장애인복지관 평가 지표를 개선시키기 위한 논의 끝에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게 개선 사안 수용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여러 가지 유형 및 특성에 따라 서비스 방법을 다르게 취해야 하는 장애인복지관과 종사자의 처우가 평가절하됨을 우려함과 동시에 종사자 급여와 인권 보장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10대 회장 취임 1년이다. 그간을 평가한다면

제가 제10대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장 보궐선거를 통해 임기 1년으로 회장직을 맡은만큼 큰 성과를 냈던 것 보다는 현재 장애인복지관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차근차근 정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는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는 3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장애인복지관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전국의 장애인복지관들은 많은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저도 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이기 이전에 한 복지관의 관장으로서 저희 직원들이 복지관평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을 했습니다. 우선 복지관을 평가하는 지표가 현장과 맞지 않습니다. 2014년에 만들어진 평가지표를 기준으로 지난 3년간을 평가하기에 현장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관 접근성보다 농산어촌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관의 접근성은 보다 낮습니다. 접근성이 낮으면 이용률이 낮을 수 밖에 없지만 복지관 사업평가는 질적 평가가 아닌 양적 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복지관협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 내 TFT를 구성해 이번 평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평가원의 평가위원장과 평가실장과의 미팅을 통해 향후 평가에서는 TFT이 제시한 제안에 대해 일부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또 서울의 일부 시·도를 제외하고 지방 재정에 따라 장애인 복지예산이 천차만별입니다. 장애인 복지는 보편적 복지 추구가 기본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장애인복지관 예산관련 중앙환원 로드맵을 작성해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까지 계획을 수립해 반드시 다음 정부에는 장애인복지 예산을 포함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그간 복지관이 지역사회 내에서 이룩한 역할에 비해 지역사회와 정부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사안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강력한 요청을 통해 이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장애인복지를 정의한다면

장애인복지는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한 행복한 삶의 영위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의식주를 비롯해 세부적인 문화·여가·의료 등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하나로 통합돼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복지에서 보편적 복지 추구는 당연한 것이며, 전반적인 장애인복지를 이루기 위한 방법과 목적은 삶의 질 향상입니다.

장애인 사회참여를 취한 협회의 지원사업은

협회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사회통합을 추구합니다. 협회의 대표적 지원사업은 지역사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사업으로 국악부터 클래식까지 배울 수 있는 음악적인 지원과 연극관람 지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장애인맞춤형자전거지원사업은 지역사회 참여를 위한 체력, 이동수단, 여가·문화 삼박자를 고려한 것으로, 장애인 유형 및 특성에 따라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관 현 주소는

앞서 언급한 장애인복지관 평가문제와 같은 맥락입니다만,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복지관 평가로 인해 복지관 클라이언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실제 어르신들의 방문이 잦은 복지관도 성과주의 평가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저는 여러 사례를 수용한 것이 아닌 하나의 사례라도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으로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면 올바른 장애인복지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업평가에 따라 사업의 종료와 유한성 치료로 인해 클라이언트들은 이 복지관에서 저 복지관으로 옮겨 다니는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또 정부에서 지원받는 장애인복지관 예산 대부분은 인건비의 비중이 높아 복지관 서비스 사업예산이 부족합니다. 결국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인건비를 제외한 사업비 예산이 증액돼야 합니다.

지역사회재활시설 중심센터로써 지역사회와 네트워크 만족도는

과거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지역사회 간의 사업 공유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어려운 부분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됨에 따라 복지관과 복지관 간의 클라이언트 정보 공유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클라이언트를 파악하기 위한 시간의 소요가 오래 걸리고, 서비스 전달체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중복서비스에 대한 위험성으로 사업이 위축될까 우려가 됩니다.

장애인복지관 시설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복지관 이용자들이 배고플 때 복지관에서 3000원 상당의 한 끼를 사 먹을 수 있는 예산의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복지관 재활치료를 받고 싶어도, 요양프로그램을 통한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도 돈이 없어 포기하는 이용자들이 많습니다.

복지관 내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여행 동아리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자조모임이기 때문에 복지관의 예산 지원 근거와 지원 가능한 예산도 없습니다. 복지관은 최소한 차량 및 간식 등의 지원을 하고있지만 이외 숙박비 등 규모가 큰 비용은 전부 이용자들이 부담해야하는 실정입니다. 일부라도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합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로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가장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입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이 건물 문틀에 휠체어 바퀴가 걸려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지나가는 행인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본다면 그는 좌절하고 상처받은 채 다시 후퇴할 것입니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그 다음은 지역사회 내 공공시설 문턱 제거, 도로 정비, 주택 지원 등의 환경적인 측면일 것입니다. 지역사회는 탈시설 장애인을 위하는 요소들을 마련해 장애인들을 지역사회로 맞이할 준비가 돼야 합니다.

장애인복지관 종사자의 처우 수준은, 정부에 건의사항은

굉장히 열악합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회복지사 처우가 전체적으로 열악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복지관보다 장애인복지관의 이용자의 특성은 상당히 다릅니다. 뇌성마비장애인이라고 한다면 대화를 하기위해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도움을 드려야 합니다.

하지만 종사자가 하는 일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서울시는 그나마 2014년 보건복지부 기준으로 급여 대우를 받고있지만 지방의 경우는 2011년을 기준으로 받는 등 더욱 심각합니다. 오죽하면 지난 10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사회복지사의 처우 및 인권 관련 법률 중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 의무규정을 개정 권고한 바 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공기업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복지관 종사자들의 전문성도 인정받고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장애인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우리 장애인 복지를 선진국 수준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장애인복지 종사자의 인권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장애인복지관 종사자들은 시설 이용자로부터 성추행 및 성희롱 또는 폭행으로 인권을 침해받고 있습니다.

장애인 유형에 따라 감정 제어가 안되는 이용자도 존재하지만 저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종사자 인권에 대한 기준과 이용자의 폭행·성추행에 대한 대처법 및 교육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폭행과 성희롱 사각지대에 놓인 종사자의 고민과 갈등이 심각한 실정입니다.

장애인과 장애인복지관 종사자에게 희망의 메시지

최근 송파구 세 모녀 자살 사건과 신림동에서 벌어진 아버지와 지적자폐성 아들이 동반자살하는 비극적은 사건을 많이 접합니다. 그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장 가슴 아픈 사실은 ‘세상은 그래도 험악하지 않는데…’입니다. 저는 간절하다면 누군가가 꼭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중증장애인이 힘든 상황에 놓여 도움을 요청했을 때 거절할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힘든 상황에 놓인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가지고 주위에 좋은 친구가 있다는 마음을 가질 것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장애인 자립생활에 용기를 냈으면 합니다.

장애인복지관 종사자에게는 마찬가지로 희망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과거 사회복지종사자 처우에 비해 점차 좋아지는 과정입니다. 협회 측에서도 정부 건의를 통해 종사자 처우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계속 투쟁할 예정입니다.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숟갈, 두 숟갈 먹다보면 배가 부르듯 좀더 나아진다는 희망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해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이 외 꼭 하고싶은 말

저는 중앙정부가 사회복지의 모든 분야 예산을 책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05년부터 시작된 사회복지예산 지방이양 추진으로 장애인복지관 예산은 지방의 책임이 됐습니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은 2005년 이전의 수준으로 돌리는 것으로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도권과 지방 내지는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의 재정 수준에 따라 서비스를 차별받는 장애인들이 없어야 합니다. 모든 사회복지예산의 중앙환원이 필요하겠지만, 우선 여러 가지 어려운 점으로 운영이 어려운 장애인복지관의 예산부터라도 점차적으로 중앙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수경 기자  sk108@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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