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노동조합이 성상철 후보의 건보공단 이사장 내정설에 강력하며 지난 5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내정됐다는 말이 돌고 있는 가운데 건보공단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야권 등의 반발에 부딪혀 최종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건보공단 노동조합은 지난 5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성상철 후보의 건보공단 이사장 내정설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건보공단 노조사무실에서 만난 노조 관계자는 "건강보험에 반하며 병원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병원협회장 출신이 공단 이사장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런 사람이 공단 이사장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성상철 후보가 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될 시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최성재 후보에 대해서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5일 노조는 천막농성을 시작하며 "공급자단체장으로 공단과 대립의 정점에 섰던 인물이 공단 이사장직이 돼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또 '의료계가 보낸 밀사'라고 칭하며 성상철 후보의 공단 이사장 결사 반대를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달 27일부터 무상의료운동본부 주관으로 소속 단체들이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31일에는 유재길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위원장과 성광 건보공단 노조 위원장이 참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후에도 청와대 앞 시위가 계속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건보공단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성상철 전 대한병원협회장, 최성재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 박병태 현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 등 3명 중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과 최성재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을 청와대에 다시 추천해 현재는 청와대의 결정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등 시민사회단체가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의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반대하는 것은 ▲건강보험공단에 맞서 공급자의 입장을 대변하던 병원협회장 출신이자 ▲의료민영화의 선봉에 서 있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대병원장 재임 시에는 원격의료로 불리우는 ‘헬스커넥트’ 사업을 벌이는 등 공공의료 정신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건보공단 건물에 성상철 후보의 공단 이사장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서울대병원장 출신이기도 한 성상철 후보는 서울대병원 노조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달 22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건강을 책임질 이사장 후보에 성상철씨가 추천됐다는 것에 놀라움과 심각한 우려는 나타내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을 망치고 떠난 성상철 전 병원장의 건보공단 이사장 선임을 반대한다"고 규탄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가 미국식 의료체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지금, 건보 핵심을 파괴하려는 자를 공단 이사장 후보로 거론 한 것만으로도 섬뜩한 일"이라며 "성 씨가 박정희기념사업회 이사 출신이라 측근인사와 관피아 등으로 지탄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가 더 분노하고 우려하는 부분은 철학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성상철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지난 1979년 10월 26일 피격 당시 박 대통령을 처음으로 대면한 의사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대선 때에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사조직이나 다름없었던 선진한국민족연합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노조는 "성 씨는 의료를 바라보는 시각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고, 그가 병원장 시절에 이미 그 피해를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국립대병원을 넘어서 대한민국 의료 근간을 통째로 훼손하려는 그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노조는 성상철 후보가 자리를 포기할 때까지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전면투쟁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성상철 전 대한병원협회장은 건강보험 공단에 맞서 공급자의 입장을 대변하던 대한병원협회장 출신이자 의료민영화의 선봉에 서 있던 자"라면서 "공단의 이사장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성재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복지공약들을 누더기로 만들거나 파기한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수석 출신이 공단 이사장 후보에 추천된 것도 국민을 분노케 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건보공단 이사장은 국민들이 낸 소중한 보험료를 가지고 병원이나 제약사와 협상을 벌여서 국민들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끌어가는 자리"라면서 "이런 자리에 병원협회장 출신이 온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도 “공급자단체 수장 출신인 성상철 교수의 건강보험 이사장 추진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 2011년 11월 15일 취임했으며 오는 14일을 끝으로 3년의 임기가 만료된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