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과 이지환

콤플렉스의 득과 실

우리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콤플렉스가 다양한 폐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자신감 저하’라고 할 수 있다.

콤플렉스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기회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위축된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자신에게 다가오는데도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피한다. 그 바람에 관계가 진전되지 못하고 또 그 경험 때문에 콤플렉스가 더 강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또 앞서 말한 한준 씨처럼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스스로의 능력에 자신이 없어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다. 이처럼 콤플렉스는 우리의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게 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콤플렉스에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콤플렉스는 잘만 활용한다면 스스로를 발전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고 성장의 목표점이 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콤플렉스 없이 내면이 깊어지고 성숙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도 모두 콤플렉스를 극복함으로써 후대에 이름을 남기는 인물이 될 수 있었다. 문제는 콤플렉스가 있는가, 없는가, 혹은 많은가, 적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콤플렉스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에 있다.

그러니 우리는 콤플렉스가 아예 없기를 바라기보다는 내 안의 콤플렉스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콤플렉스는 장애물이 아닌 목표다

단아한 외모를 가진 혜주 씨는 화상을 입은 오른손이 오랫동안 콤플렉스였다고 했다. 요리사로 활동하는 그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화상을 입은 뒤 그 화상이 콤플렉스가 되어 일터에서뿐 아니라 친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노력 끝에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제 화상으로 얼룩진 자신의 손과 팔을 내려다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한다.

“전에는 여름에도 긴팔 옷을 입고 다니고 누가 악수를 청해도 망설였어요. 심지어 오른손잡이면서도 화상을 입은 후부터 밖에서는 밥을 왼손으로 먹었지요. 왼손으로 먹으니까 어색해 보일까봐 또 걱정하면서도. 그런데 이젠 뭐 어때, 싶어요. 생각보다 내 손의 흉터에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요, 신경 쓴다 한들 그게 중요한가요? 내가 편한 게 중요하지. 제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가리고 다녔나 몰라요. 그렇게 마음이 바뀌고 나니 흉터가 꽃 모양처럼 보이기도 해요.”

자신의 몸에 생긴 흉터를 콤플렉스로 여기던 마음에서 벗어나 그 흉터를 이제는 자신을 드러내는 무늬로까지 받아들이겠다는 그녀의 자세 변화는 그녀 자신의 삶뿐 아니라 그녀와 함께하는 다른 사람의 삶도 더 평온하고 풍요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콤플렉스에 대해서는 혜주 씨와 같은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콤플렉스에 눌려 하지 못한 일, 잡지 못한 기회가 있었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콤플렉스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콤플렉스는 우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목표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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