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이유로 대학원 입학을 거부당했다고 주장하던 한 호흡기 장애인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날 돌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는 서강대 신학대학원사회복지학과 입학전형에서 발생한 교육차별에 관해 11일 장추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단체)는  2006년 2학기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입학전형에서 발생한 교육차별에 관해 11일 장추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김동원(51, 호흡기 1급 장애)의 사망소식을 알렸다.

이번 기자회견은 서강대를 졸업한 고인 김동원 씨는 호흡기 1급 장애를 갖고 2006년 2학기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입학을 위한 서류를 서강대에 제출, 6월 3일 면접과정에 참여해 면접전형 5가지(지원동기, 인격적 소양, 종교적 소양, 학문적 소양, 기타)에 의해 평가받았으나 총점 100점 중 55점을 획득해 입학전형에서 탈락하게 된 것.

이 면접전형에는 총 6명이 응시했으며 고인을 비롯한 2명이 탈락, 4명이 합격했다. 고인은 자신이 탈락한 것에 대해 “장애를 이유로 탈락시킨 것”이라며 학교측에 민원도 제기하고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도 벌이기도 했다.

고인이 주장하는 장애인 차별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약 5분간의 면접시간동안 2명의 면접관이 5가지 기준의 질문이 아닌 장애에 관련한 질문과 고인이 타고 다니던 휠체어와 그 곳에 부착된 호흡기 보조기구 산소통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기자회견 주최 단체 측은 "고인이 부착해서 가지고 다니던 산소통에 관련한 질문은 그를 평가하는데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다"며 "또한 사회복지전반에 관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담당 교수들이 굳이 그의 보조기구에 관련한 전문지식도 없이 계속적인 질문을 했다"고 설명하는 이는 고인의 학업능력을 평가하는데 근거가 되지 않으며 명백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 서강대 담당 면접관들의 답변서에서는 "산소통에 관한 질문은 앞으로 공부할 학생이 물건이나 기구 등을 가지고 학교에 다닌다면 그 용도나 사용 방법 이유 등에 대해 질문을 해야한다"며 답했고, 장애를 이유로 이미 불합격을 내정해 놓은 상태라는 주장에 대한 답변에서는 "이번 사회복지학과 신입생 선발은 지난 3월 입학에서 결의된 부분을 뽑는 경우라 지원자 전원을 합격시킬 수 없는 상황이며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과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탈락시키지 않고 실제 졸업생(11기, 12, 13기) 중에도 장애 판정을 받고 본과에 입학해 공부를 마친 예가 있다"며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보내왔다.

이에 기자회견을 주최한 장애인 단체 측은 "그동안 우리는 입학 결격 사유가 합당한지 논의를 해왔다. 일단은 당사자의 사망으로 향후 계획을 수정 중에 있으며 미망인과의 통화에서도 시간을 두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아직 고인의 진정을 요청한 국가인권위에서 답변이 오지 않았지만 차별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국제인권기구에 제소해 국제적으로도 알릴 계획"이라며 "장차법 제정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병세가 악화된 김 씨가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미망인이 된 그의 부인이 참석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게 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런 김씨의 사망으로 장애 단체 관계자만이 참석한 채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으며 참석자들은 "장차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구조적인 차별은 사라질 수 없다"며 장차법 제정에 시급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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