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 연습 후 기숙사에 돌아왔을 때, 기숙사에서 생활보육교사가 성폭행을 했으며 이후 방학기간에도 성폭행이 수회 있었다. 또 운동장에서 놀다가 기숙사로 가는 중 행정실장이 행정실에 데리고 들어가 옷을 벗기고 성폭행이 있었으며 콜라를 주면서 돌아가라고 했다. 이를 유리창 밖에서 4명의 학생들이 목격했다."

성람재단과 사회복지법인 우석재단의 성폭력, 인권유린 등의 시설비리 관련 이사진 전원해임을 촉구하며 장애인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삭발식에 참여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5년 6월 '사회복지법인 우석' 산하 광주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학교행정실장과 생활보육교사에 의한 청각장애학생의 성폭행 상담이 접수되면서 공개되기 시작했지만 판결에서 죄질에 견줘 형량이 관대했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오고 있는 사건이다.

16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옆 소공원에서는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성람재단비리척결과사회복지사업법전면개정을위한공동투쟁단(이하 투쟁단)이 '인화학교, 성람재단 성폭력, 인권유린, 시설비리 이사진 전원해임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장애인 부모와 인화학교 동문들의 삭발식이 강행됐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표로 참석해 삭발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결의대회를 주최한 두 단체인 성람재단과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성폭력과 인권유린, 시설비리로 얼룩진 사회복지법인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히며 "각각 종로구청과 광산구청 앞에서 장기농성을 진행하면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구청의 책임을 묻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성폭력·인권유린·시설비리의 책임자인 이사진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으나 법인의 임원해임 권한을 가지고 있는 관할구청은 미동도 하지 않기에 이날 공동 결의대회를 통해 종로구청·광산구청을 규탄하고 성람재단과 사회복지법인 우석의 현 이사진 해임을 요구하는 삭발식과 행진이 이뤄졌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윤민자 씨는 "우리의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했다. 고아나 다름없이 부모들이 돌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했다"면서 "그 아이들에게는 정말 지옥 같은 학교였을 거란 생각이 들어 너무나 부끄럽다. 그런 나쁜 어른들에게 보호해주지 못한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가해자가 당당한 이 사회와 현실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삭발식을 지켜보는 장애인부모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직접 꽃을 달고 있는 조형물과 꽃가지를 손에 들고 흔들며 "장애인들에게 차별하고 무시하기보다는 꽃처럼 대해 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한편 투쟁단을 △성람재단의 비리척결 △비리이사진 전원해임 △민주이사진 구성을 요구하며 대책위와 함께 종로구청 앞에서 검은 리본을 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특히 관할 지자체들의 손놓고 바라보며 미동조차 하지 않는 현실에서 장애인 당사자들과 부모들이 직접 나서 시설비리 척결이 외치는 지금, 정부가 언제까지 미지근한 태도를 고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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