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 2009년 지역 장애계와 장애인집단시설 설치 중단을 약속했음에도 지난해부터 신규 시설 확충을 추진한 것이 밝혀져 논란인 가운데 대구시가 신규 설치 건에 대해서 일단 보류를 선언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28일 대구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권영진 대구 시장에게 장애인거주시설 신규확충사업 즉각 철회와 탈시설화 추진 공약이행을 촉구했다.

420장애인연대에 따르면 2009년 대구시와 집단 장애인거주시설의 설치 중단을 합의하고, 올해 6.4지방선거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는 ‘탈시설-자립을 위한 종합계획과 제반정책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정책공약을 협약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는 달성군 가창면 일대에 신규 장애인거주시실을 설립할 목적으로 약 13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여한 것이 확인된 것.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육성완 연대 상임공동대표는 “2009년도에 시설 추진을 접는 것으로 한 합의정신을 위배된 것”이라며 “2014년 지방선거에서 신규시설 설립 금지를 공약화 했던 권영진 시장의 책임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영진 시장의 정책공약 협약서에는 ▲탈시설화 입장 표명 ▲기존 대형 생활시설의 소규모화 ▲신규시설 설립금지 ▲임기 내 전체 시설입소자의 20%의 탈시설화 추진 등이 담겼다.

신규시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모 복지재단은 지난해부터 대구시와 정부로부터 13억원 4000여만원을 받고, 현재는 달성군청으로부터 시설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탈시설 당사자 조경원(지체장애 1급) 씨는 “지역에 나와 겨우 살고 있는 마당에 장애인 복지를 위해 시설을 또 짓는다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시설 거주장애인들이 지역에 나와서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신규 시설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20장애인연대 측은 “신규시설 설립 금지와 탈시설화 추진 등을 약속한 권영진 시장은 반년도 되지 않아 정반대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꼴”이라며 “현 시장이 책임지고 지금의 시설 확충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탈시설화 공약의 이행을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20장애인연대와 청원경찰은 면담요청서 전달 과정에서 과격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 도중 420장애인연대의 회원들은 대구시장에게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자 시청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시청 입구에서 청원경찰 및 공무원들의 제지를 받아 과격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1시간 30여분간의 대치 끝에 권영진 시장의 강명 정책보자관은 신규시설 설립사안을 우선 보류하고, 재검토 이후 시장과의 면담을 약속했다.

강명 정책보좌관은 “어떤 이유이든 시민들이 들어올 수 있는 입구를 막은 것과 관련되어 일어난 일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면서 “(청원경찰의) 대처 과정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및 피해사항에 대해 추후 보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금호 집행위원장은 “권영진 시장의 면담이 조속히 잡히지 않고, 사업이 전면 철회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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