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여름방학.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유럽여행이다, 아르바이트다 비슷한 계획을 품고 여름 방학을 보내는 동안 색다른 경험을 선택한 학생들이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오윤희 씨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4일까지 IWO(국제워크캠프기구)에서 주최한 시각장애아동과 비 장애아동 통합교육 '강원명진학교 여름국제문화캠프'에 스태프로 참여한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대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문화체험과 영어 연극 등이 진행된 캠프는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20명의 시각장애아동이 함께 모여 강원도에서 14일간 진행됐다.

여름국제문화캠프는 IWO 내에서도, 참여하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장애아동들의 호응이 높아 6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인기 캠프'다. 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을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 캠프는 시각장애아동 외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캠프에 참가한 비장애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편견을 허물고 더불어 살아감을 배우게끔 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캠프를 주최한 강원 명진학교 김영미 선생님은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비장애 아동들과 함께 어울림으로써,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인식 개선을 위해 주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캠프에 대학생 자원봉사자로서 처음 참여한 나는 하고 싶어서 지원한 캠프지만 시각 장애인을 접해본 적이 없어 내심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우선 영어실력이 걱정이었고 무엇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영어를 가르치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내가 만난 아이들은 6년째 진행되어 온 캠프에 꾸준히 참석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었고, 외국인 대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는 등 캠프에 대한 진지하고도 적극적인 모습들이 돋보였다.

지난 7월 31일부터 8월14일까지 개최됐던 강원명진학교 여름국제문화캠프 당시 모습.

특히 시각 장애 학생들이 영어연극을 하는 동안엔 각 파트별로 창, 트럼펫 연주, 성대모사 등 그들만의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능수 능란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에서 시각 장애인도 이러한 캠프를 통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비장애아동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믿음이 들게 했다.

실제로 해외에선 몇 년 전부터 장애아동 분리교육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통합교육 중심으로 교육방향이 전환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에서 동등하게 교육을 받는 것과 더불어, 일본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아이의 일상생활을 사진이나 삽화로 표현한 '복지 그램 책'을 제작, '친구' '휠체어' '장애인' '상부상조' 등의 개념을 만 5세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복지교육'을 확산하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번 캠프는 우리도 어릴 때부터 장애아동들에게 충분한 교육여건을 마련해주고 인식개선을 할 수 있는 교육이 있다면 장애인 능력 신장, 사회분위기 변화로 인해 장애인 고용이 더 활발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오윤희 씨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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