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이해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에 여과없이 노출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루빨리 스토킹범죄 처벌 특례법 제정과 형사처벌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민경 법무법인 (유)원 변호사은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두 발의안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점을 연구·발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일지에 의하면 2011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년간 스토킹 피해자 240명은 436회에 걸쳐 스토킹범죄 피해 상담을 진행했다.

피해자 성별은 여성이 234명(97.5%)으로 압도적이었으며, 남성은 5명(2.1%)에 불과한 반면, 가해자 성별은 남성이 229명(95.4%), 여성이 9명(3.8%)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의 연령은 20세 이상의 성인은 234건(97.5%), 가해자의 연령은 20세 이상의 성인이 231건(96.2%)이다. 19세 이하의 아동·청소년도 5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아는 사람이 225건(93.8%)로 대부분이었으며, 이중 (전)데이트 관계 136건(56.7%), 직장상사·동료·거래처 관계 30건(12.5%), 지인 29건(12.1%), 교사·강사 8건(3.3%), 선·후배 7건, 이웃관계 6건, (전)배우자 5건, 친인척 3건 순이다.

스토킹 목적은 일방적 구애 95건(31.7%), 연애종료 후 만남 요구 92건(30.7%), 헤어짐에 대한 보복 37건(12.3%), 뚜렷한 이유 없음 24건(8.0%), 금전요구 17건(5.7%) 순이다.

특히 스토킹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스토킹만이 아닌 다양한 양상의 성폭력 중복 피해가 이어졌는데, 그 비율이 33.8%에 이르렀다.

중복피해 유형은 카메라 이용촬영 40건, 강간 31건, 성희롱 24건, 통신매체 및 사이버매체 이용 음란 16건, 성추행 15건이다.

스토킹 지속 기간은 3개월 미만이 2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3년 미만, 6개월~1년, 3개월~6개월, 5년 이상 순으로 조사됐다.

이어 스토킹 가해 방법과 수단을 살펴보면 소문유포, 폭력, 사진 및 동영상 유포는 28.3%였고, 이외 통신 및 사이버 상 괴롭힘, 불시침입 및 배회, 피해자에게 상해, 소문유포,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및 유포, 가해자 스스로 자해 등을 실행한 경우는 429건(71.7%)이다.

아울러 스토킹 대응 여부 및 결과는 주변에 도움 요청 107건(46.9%), 수사기관 신고 46건(20.1%), 무반응 35건(15.4%), 증거 수집 15건(6.6%), 직장 사직 및 피신 12건(5.3%) 등으로 파악됐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9년 이후 스토킹 범죄와 관련된 7개의 법안이 발의됐고, 현재 이낙연 의원의 ‘스토킹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과 김제남 의원이 발의한 ‘스토킹방지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발의안은 ▲보호법익 범위의 제한 ▲범죄 구성요건 불완전 ▲주변 피해자 범위 제한적 ▲가해자 격리조치 미흡 ▲피해자 신변보호 조치 미흡 ▲보호사건 처리로 인한 한계 등의 단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원민경 법무법인 (유)원 변호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을 연구해 보완 사항을 발표했다.

우선 목적조항에서 스토킹 보호범주를 ‘생활영역’으로 확대하고, 보호법익은 기존 발의안에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서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비밀’로 규정한다.

반복적으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속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처벌이 불가할 수 있는 ‘지속성 요건’을 삭제한다.

스토킹 범죄 행위의 형태는 반복적으로 ▲접근 및 미행 ▲일상적 활동 장소 및 인근지역 지켜보거나 통행로에 서 있는 행위 ▲정보통신망 이용 및 제3자 통해 자신의 사진 또는 특정 사진·그림·문자 보내는 행위 ▲본인 및 제3자 통해 특정물건·그림·사진 보내거나 특정한 장소에 두는 행위 등으로 규정한다.

또 ▲피해자 개인정보 이용해 물건 주문 및 서비스 신청하는 행위 ▲피해자 및 가까운 관계의 사람을 위협하는 행위 ▲이와 비교할 수 있는 그 밖 다른 행위로서 그 자유로운 생활형성을 침해하는 경우 등을 규제한다.

경찰의 응급조치 의무는 ▲스토킹 중단 통보 ▲피해자와 스토킹 행위자 분리 ▲피해자 주거 또는 점유로부터 가해자 퇴거 및 범죄 수사 ▲피해자 주거 및 직장 또는 주로 활동하는 장소에 접근금지 및 퇴거 명령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피해자 상담소 지원연계 등으로 조치한다.

또 경찰의 피해자 신변안전조치 의무는 ▲일정기간 신변경호 ▲참고인 또는 증인 출석·귀가 시 동행 ▲대상자 주거에 대한 주기적 순찰 등으로 한다.

스토킹 피해자 지원기관은 현실적인 예산 및 인력 충원의 어려움을 감안해 기존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 등 유관기관과 연계하되 장기적으로는 스토킹 피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별도의 기관을 설치·운영한다.

이외에 ▲피해자보호 명령제도 ▲스토킹범죄 피해자 전담조사제도 ▲피해자 변호사 선임 특례 및 전담 재판부 제도 ▲수사 및 재판절차 배려 ▲스토킹범죄 형사처벌 원칙 채택 등을 제시했다.

원민경 변호사는 “스토킹 행위에 대한 초기 대응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결과물은 너무나 처참하다”면서 “스토킹 범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강력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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