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장애학생이 수학여행 중 손·발톱이 뜯겨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지만 해당 학교 및 교육청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육영학교 고등부 2학년 학생인 김모 씨는 지난 10월 22~24일 학교에서 진행된 수학여행에 참여해 손톱 및 발톱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지만 담당교사의 늦은 부상 인지와 적극적인 치료 미흡으로 2차 피해를 받았다.

22일 김모 학생은 취침시간부터 새벽시간까지 양쪽 모든 손톱 및 발톱이 뜯겨지고 양쪽 새끼손가락이 빠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이날 김모 학생은 취침시간에 책임자 없이 장애학생만 모여있는 방 안에서 손톱을 물어 뜯긴 것이다.

하지만 23일 점심시간께 부상사실을 인지한 교사는 김모 학생을 병원으로 인계해 치료하는 대신 부상당한 부분을 소독하고, 손톱이 빠진 생살 위에 거즈를 붙이는 등의 미흡한 조치를 취했다.

학교 측은 김모 학생이 부상당한 발을 이끌고 모든 수학여행 일정에 참여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모 학생의 부상은 24일 주간보호센터 교사를 통해 학생 학교 이후에야 어머니가 알 수 있었고, 김모 학생은 병원에 방문해 생살에 눌러붙은 거즈를 떼어내기 위해 더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장애계는 김모 학생의 부상과 관련해 학교와 교사 측이 장애학생의 특성을 고려않은 명백한 방임·방치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장애계는 “학교는 수학여행 중 장애학생들의 부상 우려가 있음에도 보건교사를 동행하지 않은 점과 부상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부상사실을 해당 학교 교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장애계에 따르면 학교 측은 ‘가해자가 지목되지 않아 치료비 지급이 어렵다’, ‘예산부족으로 특수교육실무사 배치가 어렵다’, ‘해당 교사는 사고의 원인을 잘 모른다’ 등의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은 장애계와 피해 학생 부모의 항의에 ‘해당장학사인 이모 씨가 학교관리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안전사고 예방 주의를 요구했다’, ‘특수교육실무사 추가배치는 검토 예정이다’ 등의 서면답변을 보냈다.

심지어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아직 2~3년은 더 학교에 다녀야 한다. 이렇게 문제삼고 시끄럽게 하면 학생이 학교생활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협박식의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학교육영학교 학부모회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1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교의 방임방치와 보조인력부족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에게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피해학생의 어머니는 당사자발언을 통해 사건발생 당시 교사의 처벌이나 개인적인 보상 문제 보다는 보조인력 추가배치, 안전사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교육청장 및 관계자와의 긴급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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