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을 중심으로 자립생활운동을 확장시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발달장애인 지원 전략 토론회'에서 전세계적으로 장애인자립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발전은 제자리걸음인 것을 우려하며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남병준 정책실장은 "일본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10여년전과 현재가 다를 바 없어 하락단계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다른 나라만큼 발달한 반면, 더 좋은 모습은 전무하기 때문에 앞으로 센터의 미래가 내리막길이 될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공모를 통해 일부 자립센터에 대해 보조급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어 제도권 내 자립센터의 경쟁력을 높여 살아남아야야한다는 게 남 실장의 설명이다.

남 실장은 "경쟁력의 대안은 오래 논의해 왔던 센터가 운동단체인지 서비스제공기관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센터의 본질은 서비스제공기관으로 삼고, 운동은 회원단체의 성격을 띄고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안으로 정부에서 제한적으로 지원받는 사업과 운동을 연결지을 수 있는 키워드로 '탈시설'을 꼽았다.

그는 "시설문제에 개입하고 시설장애인의 탈시설 과정을 함께 지원하면서 당장에 요구되는 투쟁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펼쳐야 한다. 탈시설에 관한 연구, 정책제안, 보고대회, 토론회, 자료집, 투쟁, 협상 등의 활동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에서 주도하고 지역의 자립센터도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현재 중증 신체적 장애인의 복지와 운동 중심으로 진행돼 이후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의제가 급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자립생활운동은 발달장애인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과 법제도 및 사회기반이 유사한 일본의 발달장애인자립생활 사례 두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독신 중증지적장애인 A 씨는 가사원조 186시간, 신체개호 31시간, 행동원호 46시간 등 총 263시간을 제공받는다.

아이를 키우는 장애여성 B 씨는 가사원조중심 월 46시간, 이동지원 월 24시간, 1인부모가정홈헬프서비스 1일 8시간씩 월 12회를 받는다.

이는 우리나라의 활동지원제도와 달리 가사원조, 행동원호, 신체개호 등으로 서비스 대상 및 내용별로 세분화된 모습이다.

A, B 씨는 데이서비스와 생활원조센터 등 특정비영리법인 등이 운영하는 직업재활시설에서 활동을 하며 소득을 받는다.

일본은 개인이 주거와 일과, 활동지원서비스를 따로 받아 생기는 불편을 해소시키기 위해 하나의 특정비영리법인에서 포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제공기관의 이념과 방식에 따라 공동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울러 자립생활운동 확장을 위해서는 ▲부모 연대 혹은 부모와의 연대 강화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사업 운영 ▲발달장애인 주체와 활동가 육성 ▲발달장애인 당사자 전국대회 개최 ▲자립생활센터협의회 중앙 강화 ▲활동가 역할 새로운 고민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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