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농아인협회

지난 15일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원대변인의 ‘꿀 먹은 벙어리’ 용어 사용에 앞서 13일 MBC ‘무한도전’에서도 농인을 비하하는 용어가 오픈자막으로 사용된 것이 드러나 사회전반적인 장애인식 재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TV예능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은 13일 방송된 ‘유혹의 거인’ 편에서 녹화 하루 전 날에는 음주를 하지 말자는 출연진 간의 약속을 지키는지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음주단속에 걸린 방송인 박명수 씨의 모습을 오픈자막을 통해 ‘꿀먹은 벙어리’로 표현했다.

꿀 먹은 벙어리는 ‘속에 있는 생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벙어리’의 사전적 의미는 ‘언어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

한국농아인협회 17일 성명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오픈자막으로 ‘꿀 먹은 벙어리’를 사용한 것은 프로그램 제작진의 장애인식 수준을 보여준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제작진은 해당 용어를 농인을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주장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용어는 당사자 입장에서 장애를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용어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제작진은 용어사용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한편 무한도전은 지난 3년간 직접 제작한 캘린더의 판매 기금을 저소득층 청각장애 아동의 인공와우수술 및 언어재활치료와 보청기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져 더 큰 충격이다.

농아인협회 측은 “장애인의 비하용어 사용은 비단 무한도전이나 방송관계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이와 유사한 사건들로 인해 지속적인 성명 발표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지만 장애인 비하용어 사용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대중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매스미디어를 제작하는 관계자들에게 용어사용의 민감성을 가지고 용어를 순화하거나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현대사회는 장애인을 무능력한 존재가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언어도 변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문제의식 없이 농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한 MBC의 즉각적인 사과와 장애인비하용어 사용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며 “사회전반에 걸친 장애인식에 대한 재고와 국가적으로 장애인관련 용어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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