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민관유착의 대명사인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에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 공무원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시설에 친인척을 특혜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대구시 감사실은 우편으로 배달된 익명의 제보자 편지를 받아 감사에 착수한 결과 대구시 공무원 7명의 가족들이 직간접적으로 친인척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특혜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 감사실은 총 7명 중 2명은 시간이 많이 지난 관계로 5명만 인사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인사위원회는 18일 열릴 예정으로 있다. 

익명의 제보 편지는 대구시 감사실 뿐 아니라 우리복지시민연합 등에 사회단체에도 동시에 뿌려졌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감사에 착수했다.

제보내용에 따르면 직원모집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는 절차는 거치지만, 이것은 하나의 절차일 뿐 대구시청 공무원 가족이 1순위이고, 나머지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 심지어 모집공고가 나지 않아도 가족을 취직시켜 달라고 부탁한다고 적혀 있으며, 위수탁 관계상 이를 뿌리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관피아의 타깃이 된 이 사회복지시설은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달리 야간근무 없이 주 5일 40시간 근무조건에 임금도 높아 대구에서 가장 노동조건이 좋은 사회복지생활시설로 대구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민간위탁시설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이 감사실 등에 확인한 결과, 감사에서 드러난 7명은 대부분 해당 사회복지시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대구시 부서의 전, 현직 공무원으로, 일부는 현직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특혜채용이 권영진 시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승진발령을 받은 보건복지국 소속 모 과장(과장직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모 과장은 계장 당시 이 사회복지시설을 지도감독하는 부서를 오랫동안 맡기도 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된 채용은 심지어 예산부서의 공무원도 포함돼 있어 은밀하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취임 후 공직자 부정과 비리는 이제 대구 공직사회에 더 이상 발을 못 붙이도록 엄중 문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심지어 ‘직대’ 조차 시간이 되면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번 관피아 사건은 지도감독과 예산배분, 위수탁 관계 등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위 갑질을 해온 조직적인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복지정책과 예산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올 수 있고, 유착과 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찬균 기자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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