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23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안이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을 통해 입법 발의된 가운데 이 발의안에 대한 공청회가 1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단병호 의원을 비롯한 23개 노동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발의한 안에 대해 경총, 노동부 관계자들은 난색을 표시하는 등 양대노총과 정부의 의견이 대립각을 이루었다.

한국노총 정길오 본부장은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내용과 개정이유'라는 주제를 통해 "정부의 법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됨에 따라 최저임금연대 차원에서도 의원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에서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이번 입법 발의안을 통해 현재의 최저임금이 너무 낮다는 사실을 각인, 개선시켜 실질적인 최저생활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제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이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최저임금 수준의 결정기준 항목에 '노동소득분배율'을 추가해 전체 노동자의 평균 29.6%에 머물고 있는 최저임금의 비중을 50%의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또 현행 취업기간이 6월을 경과하지 아니한 18세미만의 근로자에 대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최저임금액과 다른 금액으로 최저임금액을 정할 수 있다는 '최저임금액' 항목을 삭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임금의 명칭, 지급시기 및 지급방식 등을 변경해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임금에 산입한 경우에는 종전 임금 수준을 저하시킨 것으로 간주하고, 수차의 도급에 의해 사업이 진행될 경우 직상수급인도 최저임금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최저임금 효력발생을 당해연도 9월 1일에서 다음연도 1월 1일로 전환하고,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익위원을 노동부 장관·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 위원이 각각 추천한 후보 중에서 투표로 선출토록했으며, 시행일과 최저임금·공익위원에 관한 경과조치를 신설했다.

민주노총 주진우 실장은 "OECD 국가의 최저임금 실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소득불평등의 최고국이었다"며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 증가, 비정규직 증가와 임금격차 확대가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의 최저임금수준이 생계비는커녕,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노동자 정액급여 등 각종 지표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까닭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을 얼마나 보장할 것인가에 관한 사회적 논의없이 무책임하게 운영된 결과"라고 지적하며 "제도개선과장과 심의과정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의지와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총 김경태 상무는 '최저임금제도개선에 대한 입장'이라는 토론을 통해 최저임금 준거지표와 임금수준, 적용시기, 적용대상 등은 현행을 유지하되, 공익위원 선출에 있어서 선출방식 개선과 공익위원회 전면개편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부 박형정 임금정책과장은 "최저임금 수준을 근로자 평균임금의 50%로 정할 경우 사용자의 지불능력이 부족해 고용 가능성을 오히려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노사가 합의한 사항인 정부안을 먼저 처리하고 다른 문제는 차후에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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