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부터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성인용품 및 관련 액세서리 전시뿐 아니라 ‘펜트하우스’ ‘허슬러’ 등 외국 성인잡지 모델 11명이 참여하는 2006국제성교육박람회(섹스포)를 둘러싸고 주최측은 음지에 놓인 ‘성(性)’을 양지로 꺼낸다는 명분, 시민단체와 여성계는 스트립쇼와 누드사진 찍기 등의 이벤트로 인한 “성의 상품화”라며 논란이 계속됐다.

우리나라에서 성(性)이란 감춰지고 부끄러운 것이라는 인식에서 변화를 가져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직도 성에 대한 얘기들은 논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행사가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떤 명분을 가지고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한 의심은 해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행사를 주최한 회사 대표의 인터뷰에서 장애인협회에서 이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이유인 즉 "성인용품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장애인이며, 장애인 역시 성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해소할 방법이 없다. 이번 행사 수익금을 장애인 고용 관련 사업에 쓸 생각"이라고 답했다.

수익금이 장애인 고용창출에 얼마나 쓰일지는 알수 없겠지만,이런 행사가 항상 자신들의 성(性)문제에서 조차도 소외되어 왔던 장애인들에게는 어느정도 필요할수도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의 성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상당히 무지하다는 것은 주변의 대화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장애인이?"라는 의문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기 일쑤다. 장애인에 성을 토론하는 세미나와 자료를 보며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이 "장애인의 성에 대해 어떤 대책이 강구되지 않고서는 그들의 기본적인 욕구는 계속 무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 같은 행사가 정부에서 외면하는 장애인의 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기회로서 활용된다면 행사를 여는 목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편을 들어주는 이들이 늘어 나겠지만 만약 모두가 우려하는 상품성을 목적으로 일회적인 재미의 행사로만 끝나버린다면 대표의 여러 가지 명분은 결국 질책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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