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발생하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 및 폭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있다.

믿고 맡길만한 어린이집의 확보와 신뢰 회복, 그리고 공보육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는 단골 대안이 된 지 오래지만, 대구의 공보육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대구시가 올해 공보육 강화를 위해 확충하겠다는 국공립어린이집은 7개소로 19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시는 2018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1000개소를 더 늘리겠다고 13일 발표했다. 하루 간격으로 서울과 대구가 이런 내용을 발표했지만, 내용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나 보인다.

서울시는 현재 934개소인 국공립어린이집을 2015년 150개, 2016년 300개, 2017년 300개, 2018년에는 250개소를 연차별로 확충해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을 13.7%에서 28%로 아동 정원 6만5000여명을 1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4년간 6300억원을 투입하고, 보육교사 공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보육서비스의 질도 높여나가기로 했다. 재정규모가 서울시에 비해 4배 적은 대구시는 2015년 고작 7개소를 확충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기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공공보육 인프라인 국공립어린이집의 지속적인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의 53.8%가 ‘보육과 출산문제 때문’이라는 통계청의 ‘2014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보듯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확충’은 저출산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시대적 과제가 됐다.

2013년 8개 광역, 특별시 국공립 비율비교

그런데 대전 다음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의 국공립어린이집 설치율을 보이고 있는 대구시는 너무 한가롭고 태평스럽기 그지없다(대구 2.45%, 17개 광역시도 중 16위).

또한 서울은 국공립어린이집 설치율이 높다 보니 전체 어린이집 총 정원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22.3%로 전체 평균(9.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대전(2.8%), 대구(3.0%), 광주(4.4%), 제주(4.4%), 충남(4.5%), 전북(4.7%) 등은 5%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2013년 12월말 기준).

그런 대구시에 권영진 시장은 지방선거 후보시절 ‘4년간 국비 150억원, 시비 100억원 등 총 250억원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겠다’고 공약했고, 당선 후 지난해 7월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매년 8개소 정도 확충(2014년 39개소 → 2018년 80개소)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공약처럼 2018년 80개소로 늘었다고 가정해도, 2013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국 평균 수준보다 낮은 5.03%에 불과하다(전국 평균 5.33%). 더도 덜도 말고 딱 평균수준만 유지하겠다는 것인데, 대구시 뜻대로 이것도 될지도 의문이다.

그런 대구시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이 공약의 이행인지 19억원을 들여 올해 국공립어린이집 7개소를 확충한다고 한다. 고작 7개소는 거의 생색내는 수준이다. 그런데 미사어구는 더욱 현란하다. ‘여성과 가족을 사랑하는 시장’, ‘여성과 가족에게 희망’, ‘여성이 행복한 대구’, ‘출산 친화적 보육환경 조성’ 등.

따라서 대구시는 국공립어린이집 전국 꼴찌의 누명을 벗을 획기적인 목표와 계획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인구와 지역특성을 고려해 최소 동별로 1개 이상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계획을 세워 추진할 것을 권영진 시장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펑퍼짐하게 각종 사업만 나열해 뭐 하는 것처럼 생색만 내지 말고 공공보육전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라.

2014년 1월 15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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