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부모사후에 장애인 자녀가 살아가는 문제다. 특히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결여된 정신지체, 발달장애인과 중복장애인들에게는 재산을 물려줘도 관리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관리를 해줄 후견인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부모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성년후견제는 특정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성인의 재산권 및 계약권 등 법적 권리와 신상을 보호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후견인제도이다.

 

성년후견제추진연대는 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인지 민법을 개정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성년후견제 제도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양대 법학과 이영규 교수는 민법 개정의 성년후견법안 제안에서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복지에 충실을 기하기 위해서 현재의 한정치산 금치산제도를 대신해 실효성 있는 새로운 성년후견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성년후견제도의 정비시에는 민사기본법과 사회복지법·시책과의 적절한 역할분담 및 연대를 통해 21세기를 향한 고령자·지적장애인·정신장애인 등의 복지·보호를 위한 법제의 정비가 종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 한정치산 금치산제도가 지닌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본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정상화이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조문의 위치, 표현 등 많은 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권유상 사무처장

이에 한국장애인부모회 권유상 사무처장은 "두 법안 중 어떤 것이 선택돼야 할 것인지는 법률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성년후견법은 장애인 뿐 아니라 치매노인 등에게도 적용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법률외적인 부분인 장애인 부모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성년후견법'에 반영 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바"라며 "현행 민법상 후견인을 1인으로 두고 있는 것에 대해 복수로 두도록 하는 성년후견법에 동의한다. 후견인 선임에 있어 외가 쪽 한 사람, 친가 쪽 한사람 등 복수로 지명해서 후견인들이 재산을 탐하지 못하도록 두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법안 동의의 예를 제시했다.

그는 이어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인들에게는 복지수혜의 폭을 넓히고 자신이나 부모의 재산이 잘 관리되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모사후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장애인 부모들은 걱정을 놓지못하고 있다.

반면 서울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권금주 교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법을 찬성한다고 밝히며 "성년 후견제도의 성공적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의식이라고 생각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단지 한정치산자 또는 금치산자의 명칭이 변경되는 것만으로 그들의 기본권 존중과 권리의 보호라는 핵심취지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폭력 또는 가정폭력의 경우처럼 특별법으로 제정해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꾀했던 것처럼 판단능력이 불완전하거나 혼자 거동할 수 없는 장애인이나 노인 등의 성년자의 기본생활 유지 및 권리보장을 위한 법임을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별법의 도입보다는 현행 성년후견인격 제도인 한정치산·금치산 제도는 ‘독자적 판단이 어려운 사람은 재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 법원이 법률상의 재산 처분을 금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민법개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으며 성년후견인과 성년후견감독인에 대한 명확한 규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시됐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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