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5일 인천 소재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지적장애인 A 씨가 피멍이 든 채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후송된 사건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한 달 후 결국 A 씨는 사망하고 말았다. 한 사람이 피멍이 든 채 죽어가도 그 이유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것이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인 인권의 현실이다.

언론보도가 있고 나서야 감독상 책임이 있는 옹진군청이 뒤늦게 시설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 되는 장애인 이용인들의 인권유린사건과 의문사는 지자체 차원의 뒤늦은 조사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더이상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실질적인 책임 부처로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014년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이후로 보건복지부는 시설 전수조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진행했다. 그러나 언어 소통이 어려운 이용인은 조사에서 제외되는 등 엉터리로 진행됐으며 그 결과를 자세하게 발표하지 않고 있다. A 씨가 거주하던 장애인시설 역시 조사대상이었지만 버젓이 의문의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의 시설 조사가 과연 얼마나 실효성있게 진행됐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장애인계는 오래전부터 장애인거주시설의 폐쇄를 요구해왔지만 시설 중심의 복지 정책은 여전하다. 이제는 이런 시설에 대해 재검토하고 장애인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더 이상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방치돼 죽어가는 일은 사라져야 하며 장애인도 인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녹색당은 장애인 복지의 실제 책임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사건 해결과 또다른 피해자 발생을 막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요구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장애인거주시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으로의 정책적 전환을 요구한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A 씨의 명복을 빈다.

2015년 2월 17일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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