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8일 정부가 백지화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해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원이 10일 발표한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운영실태’ 감사결과에 의하면, 지난 2012년 소득금액 총액이 4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자 4827명이 피부양자로 분류돼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2년도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 264만명을 분석한 결과 4827명이 총소득 4000만원을 초과했지만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했다는 것이다. 연간 152억원 상당의 보험료 수입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또한 감사원은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소득증가액 대비 보험료 증가율이 훨씬 높아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료 부과체계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지금의 건강보험 부과체계는 제도 불합리로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은 대선공약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연금과 자산이 있는 고소득 피부양자의 무임승차와 임금 이외의 임대나 금융소득을 가진 직장 가입자의 문제, 그리고 지역가입자한테 더 부담을 지우는 문제 등을 정부가 적극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가입자간 형평성을 잃은 이런 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보건복지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보험료를 짜내서 고소득층 가입자에게 특혜를 주는 부과체계를 당장 뜯어 고쳐야 한다. 정부가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는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의지조차 없다는 것의 반증이다.

따라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45만명의 고소득 직장인과 피부양자의 부담을 늘리고 저소득층 지역가입자 602만명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중심으로 즉각 전환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는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당정협의 한다며 시간만 끌면서 면피용 꼼수 대책만 발표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우리복지시민연합

박찬균 기자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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