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취재를 위해 대구로 향했다.

이번 대회는 3D CAM 등 5개 직종이 신설되고, 시각 장애인의 번역. 점역교정 등 4개 직종은 특화직종으로 선정돼 특정 장애유형의 중증 장애인에게만 참가 자격을 부여했다는 특성을 가지기도 한 경기였다.

그냥 일상적인 장애인기능경기대회일꺼라는 생각을 가지고 처음 들어간 곳이 대구엑스코, 기능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장소였다.

드르륵...징징하는 기계울림 소리와 여러 가지 음향효과들로 한참 시합이 진행 중에 있다는 느낌이 그대로 받을수 있었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기능대회에서 제일 많이 접했던 전산, 제과제빵을 지나치다 보니 어느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이번에 새로 신설된 레저 및 생활기술 직종에서 종이접기 대회장이었다. 다들 의자에 앉아 인상도 쓰고 혀도 내밀며 자신의 종목에 집중하고 있는 한편에서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서 종이접기를 하던 한 참가자 .

그 모습이 단지 활동 범위가 불편해 돗자리를 깔고 있는 것이었다면 별로 놀랍지는 않았겠지만 그녀의 모습이 눈길을 잡은 것은 그 섬세한 종이접기를 손도 아닌 발가락을 움직여 하나하나 완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심각한 표정으로 발가락과 종이를 번갈아 응시하는 그녀의 열정적인 눈빛은, 기자를 부지불식간에 그 자리에 한참 머무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냥 종이를 접는 시늉을 하는 것이 아닌 기능인으로 당당히 대회에 참가해 종이접기를 능숙하게 진행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다른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돌아온 그 곳에는 여전히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경기에 몰입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있었다. 기자는 어느새 마음 깊은 곳에서 “오늘 꼭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라며 그녀에게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이 곳에는 보통사람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되지도 않을 것 같이 많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참가자들이 모여 우열을 겨루고 있다. 손가락 여섯 개로 목공예에 도전한 참가자, 입과 발로 멋진 그림을 선보이는 구족화가, 수자수, 시각장애인들의 바둑 등 함부로 “고생 많으세요”라는 예의를 차리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민폐가 될 정도로 열심히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유독 그녀에게 끌렸던 것은 단순히 그가 여자 참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고귀함 같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기자의 응원이 통했던 건지, 그녀는 이날 자신이 참가한 부문에서 동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장애인기능대회, 어떻게 보면 비장애인들의 기능대회보다 더 많은 기능과 노력을 요하는 대회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검증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주최측의 충분한 홍보 노력은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과거부터 우리의 인식 속엔 시혜와 동정으로만 바라봐 왔던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떠나질 않고 장애인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편협함이다. 이런 마음이 경기장을 찾는 것을 훼방놓고 있을 것이다. 사회 이곳저곳에서 여전히 인식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절규 어린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아마도 보다 많은 일반관람객들이 장애인들의 노력과 땀으로 이뤄지는 이 대회 참가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대면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가슴속에는 편견보다는 존경이 더 앞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감동과 아쉬움을 뒤로 한채 돌아서서 경기장을 나오면서 기자는 하루라도 빨리 우리 마음에서 편견을 떨쳐지기를 바래본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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