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방학기간 동안 아마도 전국의 시·군 단위에서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느라 상당한 어려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지역사회복지계획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이르러 광역자치 단위에 보고하여, 광역자치단체 수준의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려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각 광역자치단체의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여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면, 향후 2010년까지 이 지역사회복지계획에 의거하여 지역사회의 각종 사회복지정책이 수행될 것이다. 물론 본 계획에 완전히 묶이는 것은 아닐지라도 가능한 한 수립된 계획에 따라 정책과 프로그램이 실행되어야 한다.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먼저, 이러한 계획을 위해 지역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시에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짧은 기간동안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격과 역량을 갖춘 계획수립의 주체 혹은 연구집단이 많지 않은 여건에서, 또 한 연구집단이 여러 지역의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노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물론 계획을 수립과정에 지역사회의 전문가집단이나 중요 여론형성집단의 견해를 반영하고, 또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심의를 거쳐 보완되었겠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기가 어려운 지역도 있었을 것으로 안다.
특정 지역의 연구결과나 형식을 모방하여 지역사회복지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해 지역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일이 쉽지 않다. 예컨대, 낙도, 오지, 공업지역, 대도시 주변지역 등등은 일반지역과는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고, 생활권도 당해 지역만을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계획상의 양식과 논리에 따라서 일사분란하게 계획이 수립되었을 수도 있다. 결국 이는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려는 처음의 목적에서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온게 된다.

다음으로는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는 전제로서 광역자치단체의 상위계획을 반영해야 하는데, 기존의 광역자치단체가 발표한 여러 가지 정책문서에 나타난 정책과 계획 중 어느 것을 기반으로 하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혼란과 혼선이 빚어진 문제이다. 이러한 혼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광역자치단체에서 주도적으로 기초자치단체가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할 경우 반영해야 하는 광역자치단체의 장단기적인 계획을 제안하고 참고할 것을 권고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심스럽다. 적어도 광역자치단체 수준에서 시·군간 협의하고 조정해야 할 사항을 미리 제안하였으면 더욱 바람직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기초자치단체에서 만들어진 지역사회복지계획을 가지고 사후에 광역자치단체 수준에서 조정하고 협의해야 할 것을 논의해야 하지만, 이것에 앞서 참고할 사항을 미리 제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다.

세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간 조정과 협의를 위해 자치단체간, 혹은 정부간 지역사회복지계획 이나 정책협의 기구를 상설화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하여 기초자치단체인 각 시군 단위에서 사회복지와 관련된 기초통계나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행정조사에 의한 수치의 나열을 넘어서 사회복지의 각 분야별로 필요한 기초자료와 통계표를 체계적으로 만들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즉, 시·군별 사회복지연감이나 사회복지지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나 혹은 민간 사회복지협의회 혹은 협의체 등에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으로 보인다.
이제 수립된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착실하게 수행하는 일이 남아 있다. 한술 밥에 배부르지 않겠지만, 차분하게 지속적으로 계획을 실행하고, 연차적으로 평가를 하면서 보완하면, 다음 지역사회복지계획은 한층 수준 높은 계획이 마련되고 또 지역사회복지 정책이 실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은 사회복지계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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