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가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생기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시행 7년이 지났지만 장애학생 지원에 대한 대학의 인식이 낮아 장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련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원센터 근무자들의 전문성 확보와 정규직 전환 ▲장애학생 자립성 확보를 위한 관련규정 학칙화 ▲지원센터 개편으로 인한 대학 내 위치 확립을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가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학생 지원센터 전문성 확보를 위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공동개최했다. 이에 앞서 3일에는 해당 단체들과 이에리사 의원실,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실은 ‘대학교 내 장애학생지원센터 전문성 확보’를 주제로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비효육적인 운영체계를 바로잡고, 지원센터의 현 위치를 살펴보는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장차법 제2절 교육에서의 차별 금지 조항에서는 ‘장애를 이유로 어떠한 교육환경에서도 차별받지 않고, 교육활동에 있어서 불이익이 없도록 장애인의 특성과 환경 유형에 맞는 정당한 편의를 국가를 비롯한 모든 교육책임자가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의 고등교육으로의 진입을 위한 적극적 차별구제방법으로 1995년부터 ‘대학특별전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법과 제도를 기반으로 대학 내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설립됐지만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센터장을 역임하고, 계약직 비전공자를 고용해 장애학생지원을 위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현재 재학 중인 장애대학생 8012명은 모든 방법을 학생 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하며 대학을 다니고 있어 교육적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박준범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광이 상상행동장애와여성마실 대표는 “‘지성의 전당’인 대학 안에서 장애학생들이 존중받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현실을 제공해주지 않으면서 장애인의 능력을 논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며 “이는 대학 내 지원센터의 위치가 보장돼있지 않아 예산 측정 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장애학생들의 불평등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번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에 담당직원의 참석을 요구했으나 정책적 확정 능력이 없는 주무관이 대신 참석해 장애학생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박준범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 회장은 “‘교육은 동등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대학 당국이 지키고 있지 않다”며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은 차별이 없어야 하지만 장애학생에게 현실은 너무나 차갑다”고 토로했다. 또한 “장애학생이 불편을 얘기하면 학교 측은 ‘네가 계획서를 작성해오라’며 모든 책임을 당사자에게 돌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오늘과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단지 ‘편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 없이 다니기 위함’임을 알아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준형 한국시각장애학생회 학생은 “우리는 도우미가 없으면 대학 내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배려만 있으면 우리도 자립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애학생대표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장애학생대표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방문해 장애학생 당사자들의 차별사례를 모은 집단진정서를 제출했다.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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