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역도국가대표 안동수 선수.

박근영 시각장애인국가대표팀감독은 "노력을 안 해서 안 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비장애인보다 노력을 두 배로 더 해도 (장애 때문에)안 되는 게 가장 안타깝죠"라고 말했다. 비장애인 역도지도자로 이미 잔뼈가 굵었던 박 감독은 2013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역도선수권대회 때 처음으로 장애인역도지도자로 나섰고,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맞아 처음으로 구성된 시각장애인 역도국가대표팀의 감독을 맡았다.

국제대회를 위한 국가대표팀이 꾸려진 건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역도는 정부의 지원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박 감독은 "현 대표팀 선수들은 경력 20년 된 선수들이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15,16연패하며 최정상의 선수들인데 국제대회는 이번이 첫 출전입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사실 기량은 입상권에 미치지 못한다"며 국가적 지원과 활동이 활발한 유럽, 러시아 등의 나라와 비교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가려면 정부의 지원이 없어 매번 약 500만원의 자비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다섯 명의 시각장애인 역도국가대표선수들은 현재 이천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합숙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3~4회 훈련스케줄을 소화한다. 이것도 국가대표팀이 꾸려졌기에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진 것이지, 평소 이들은 일주일에 2~3회 운동하기도 벅차다. 바로 생업 때문이다.

"선수들 대부분 생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초수급자도 많고요. 밤에 안마시술소에서 안마사로 일하고, 새벽에 잠깐 잤다가 낮에 운동하고….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지금 성적이 굉장한 거죠. 안마사로 일하거나 어디 공단에서 일해 봐야 한 달에 100~150만 원 벌어서 혼자 먹고살기도 빠듯하거든요. 그럼에도 운동을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대단한 겁니다. 그야말로 운동이 좋아서 생활이 어려워도 계속 버티는 건데요. 사실 비장애인도 갖기 힘든 근성이죠."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 대표팀의 객관적인 기량을 5위권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내심 대표팀 에이스 안동수(강원장애인역도연맹) 선수를 주축으로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안 선수는 원래 75kg급 선수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체급을 한 단계 낮춰 67.5kg급에 출전할 계획이다. 현재 체중조절과 더불어 메달권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 스스로 목표의식이 확고하기에,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만하다는 생각이다.

"장애인체육은 비장애인들의 관심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선수들, 관중들이 경기장에서 응원해주는 목소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항상 시합에 나가보면 경기장엔 선수와 심판만, 우리들만의 리그일 때가 많습니다. 이번 대회는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서 열리는 첫 시각장애인종합국제대회입니다. 큰 의미가 있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마음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선수들을 위하는 길은 그들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근성과 투혼에 박수를 보내는 일입니다."

박 감독은 이번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역도선수들의 사정이 나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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