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의 경기가 끝난 후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러시아 수영선수들.

11일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된 수영 경기 전, 17개국에서 온 시각장애인 수영선수들이 각오를 다지고 나섰지만 러시아가 이날 수영에서만 총 10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비슷한 시간 육상(인천 문학경기장)에서도 러시아는 7개의 메달을 획득해 시각장애인 체육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스포츠강국인 러시아의 비결은 무엇일까?

수영경기 후 단체인터뷰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그 비결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인 이유 하나와 자괴감을 야기하는 특별한 이유 하나를 제시했다.

먼저 러시아 선수들은 팔 근육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원래 강해요!”라고 말했다. 슬라브 민족은 타고난 체력이 좋다. 러시아의 거친 자연 환경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어왔다. 유독 겨울이 길고 추운 나라인 러시아에서는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강한 심신을 가져야 했다. 수영과 육상은 대표적인 기록종목으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던지고 헤엄쳐야 한다. 골인지점을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비장애인보다 시각장애인 스포츠에서 러시아 파워가 빛나는 데 이런 원리가 작동한다.

두 번째 이유는 장애인 체육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점이다. 러시아 시각장애 수영팀 감독은 “러시아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에서는 활발한 스포츠 활동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있는 코치진 중 한 명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우리 코치 중 한 명인데, 장애인 수영에 관한 방법론과 체계를 연구하고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이탈리아, 스페인 교육기관에서도 쓰이고 있을 만큼 아주 훌륭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장애인 체육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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