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12일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 지적장애인 구모씨를 감금하고 노동력을 착취한 개사육장 업주와 중국음식점 업주 등을 고발했다.

전주시에 거주하던 구씨(지적장애 3급)는 10여 년 전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상경했으나 직장을 구하지 못해 노숙생활을 하다가 서울 서대문구 소재 중국음식점에 취업해 2014년 초까지 양파 까기, 설거지 등을 했다. 당시 구씨는 위 중국음식점 업주, 실장, 배달원으로부터 계속·반복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급여는 매주 토요일 5~10만원을 받았다.

이후 위 중국음식점이 폐업하자 구씨는 음식점에 해산물을 납품해 온 자의 소개를 받아 2014년 4월 무렵 김포시 소재 개사육장에 취업했다. 구씨는 “통장을 주면 매달 그 통장에 임금을 입금해놓겠다”는 개사육장 업주 부부의 말에 속아 통장을 교부했으나 개사육장 업주 부부는 단 한 번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씨는 개사육장 업주 부부가 매달 임금을 입금해주는 줄 알고 근무를 해왔다.

구씨는 매일 오전 2시에 기상하여 업무 준비를 한 다음 오전 4시부터 오후 9시 무렵까지 근무하였다. 군대에서 수거해 온 잔반에서 이쑤시개, 플라스틱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그 잔반을 끓여 개밥을 만들어 100여 마리의 개에게 밥으로 주며, 개 집 청소, 개 짝짓기 등의 업무와 매일 아침 물을 데워 업주 부부가 사용할 세숫물을 준비하는 등의 업무를 했다.

구씨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였고 그 동안 받았던 부당한 대우로 인해 자존감이 매우 낮은 상태여서 경찰조사에서 시종일관 “모든 게 내 잘못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라고 되풀이했다.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 안은자 팀장은 “피해자 구씨를 폭행하고 나아가 구씨가 지적장애인임을 이용해 노동력착취를 행한 이 사건은 작년에 세상에 알려진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과 유사하다고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경기도장애인권센터는 장영재 변호사(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 상근변호사)와 신안 염전 노예 사건에 참여하였던 최정규, 서창효, 서치원 변호사(이상 원곡법률사무소)를 고발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위 가해자들을 (준)사기죄, 감금죄,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주변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한 구씨에게 우리사회는 폭행과 사기, 무임금의 장시간 근로라는 원치 않는 대가를 줬다.

장애인인권센터는 “한 사람의 꿈을 빼앗는 잔인하면서도 부끄러운 일이며, 이번 사건을 통해 지적장애인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알리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구씨가 과거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업주들이 이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끝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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