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의 경우 파산신청을 하려고 해도 가족의 지원이나 재산이 없어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다.

 의료비 지출 등으로 인한 채무로 60세이상 고령자들의 개인파산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따르면 개인파산은 올 1∼8월 2만7269건이 접수돼 지난해 1만7772건보다 53%나 급증했다. 특히 노인 신청자의 비중이 크게 늘어 2004년 6.3%에서 2005년 9.7%, 2006년 1∼8월 11.5%를 차지했다.

또한 개인파산 신청 원인 중 병원비 지출 비중은 2004년부터 해마다 두배씩 증가추세를 보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알렸다.

노인파산의 주된 이유는 의료비 지출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공적자원 투입이 절실하다. 사진은 끼니를 길에서 해결하는 노숙노인

민주노동당은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정부가 앞장서서 개인파산·회생제 신청자에 대한 무료 법률구조 시스템의 확충에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뚜렷한 재산과 소득이 없는 노인들로서는 병원비 같은 기본적 복지 혜택조차 지원받지 못해, 감당할 수 없는 빚과 불법추심에 허덕이고 있다. 개인파산 및 면책제도로 빚을 탕감 받을 수 있지만, 고령자에게는 신청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개인파산 신청의 경우 법원이 정한 일정 서류를 채권기관 등에서 떼고, 법원의 양식에 따라 진술서와 기타 서류를 작성해야 하며 이는 노인들에게 어렵고 생소한 일이고 변호사나 법무사 수임은 최소 150만원∼200만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파산지경에서도 가족의 지원이나 마땅한 수입이 없는 노인들은 엄두를 못 낸다"고 전했다. 

물론 법원에서 변호사를 무료 선임해주는 ‘소송구조 지정 변호사제’를 운영 중이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은 파산신청 비용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파산상태에 이른 노인들이 모두 이용하기에는 공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파산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의 공적 지원이 절실하며 이런 기반 마련이 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초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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