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와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가로 가족형태 변화에 따라 가사서비스 등 돌봄 노동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그로 인해 고용노동부는 가사서비스노동 제도화를 제안했고, 지난 20일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주최로 ‘가사서비스노동 제도화의 방향과 과제’로 간담회가 개최됐다.

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임윤옥 상임대표가 진행을 맡았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가 ‘가사서비스 제도화 인증기관을 중심으로 본 제언’ 두 번째 발제는 금속노조 법률원 박주영 노무사로 ‘가사종사자 고용개선 법률안의 문제점과 올바른 방향’에 대해 제안했다. 마지막은 ‘가사서비스노동 제도화의 방향과 과제’로 한국돌봄협동조합 윤혜연 협회장이 발제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가사종사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가사보동자법안)의 공급구조 부분의 내용으로 제공기관의 근로시간 보장 등의 노력과 의무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며 “고용노동부는 제공기관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건 가사조동자는 파견 노동자와 같은 지위에 놓인다. 파견사업주와 이용자라는 사용사업주와의 간접 고용관계는 착취 가능성이 높다. 영리업체만 살아 남을 수도 있다”며 새 제도가 가사노동자에게 유리하려면 구체적으로 제도가 인정될 때만 공급구조 개편의 의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제공기관을 통하지 않은 가사서비스의 제공에도 세재 지원의 가능성을 확보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가사서비스노동자는 서비스 수요자 중심으로 기준이 마련되고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실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의 경우 난립을 막기 위해서는 노동관계법령 준수 서약서,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실 확인서 제출 등의 추가 요건을 법률에 명시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끝으로 “가사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와 패널티가 분명해야 하며, 조항의 구체적인 의미를 알 수 없으나 조문의 취지를 고려하면 현행 비영리 제공기관에 우선인증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자 박주영 노무사는 ‘법률안이 상정하고 있는 가사노동시장화의 구조’에 대해 얘기했다.

박 노무사는 제공기관과 가사노동자와의 관계에 대해 “이 법상 제공기관은 노동부 인증을 거쳐야 하지만 모든 가사서비스 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가 모두 이 법에 따른 인증을 거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조항상 인증 자체는 구체적인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가사노동자에 대한 최소근로시간(주15시간 이상)에 대한 법적 강제력이 없다. 이용자와 가사노동자간의 분쟁에서 사용자로서 직접적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분쟁해결을 위한 노력 의무의 강제력이 없다.” 고 말했다.

또 인력중개산업을 중심으로 한 노동금융상품화에 대해서도 위험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주영 노무사는 “노동부의 노동상품권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지만 제정이 지원 되야 하고 노동력에 투기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자는 윤혜연 협회장이 가사노동 공식화를 위한 노력과 법률안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냈다. 윤혜연 협회장은 “오랫동안 법개정논의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그래서 가사노동자의 권익이 침해되는 현실이다. 노동부의 ‘가사종사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 숨통을 트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가사종사자의 권익을 위해 대의적으로 가사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특별법제정이 됐으면 한다.”고 발제를 마쳤다.

이후 토론에 참석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여성복지관련 관계자들은 제공기관인증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을 지적했고, 잠시 발제됐던 4대 보험과 근로시간 의무화는 환영하지만 근로시간을 채우기 힘들고 가사노동은 사용주가 당일 아침에 사용 취소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불완전 고용일 수 밖에 없는 점을 밝혔다.

현재 ‘가사종사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은 다양한 복지단체에서 많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 법률에 대해 찬성하는 단체도 반대하는 단체도 있다고 한다.

이번 간담회와 같이 가사서비스노동이 공식노동으로 인정 받고 노동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률로 나아가자는 취지에서 법안에 대해서 문제점을 짚고 가지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법률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있으나, 이번 간담회 발제 내용처럼 법률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 가사노동자에게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사용자에게도 편리를 주는 법률이 되었으면 한다.

김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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