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동법 개정으로 제4조 국가 등의 책무에 피해자 신변노출 방지 및 보호지원 체계 구축 추가, 가정폭력 추방주간 신설 등이 신설됐지만, ‘생활보호’ 조항(자산조사 폐지)과 ‘피해자 자립지원금 지원’, ‘이혼과정에서의 피해자 신변보호’, ‘비밀엄수 의무자 확대’ 조항 등 피해자의 생존권 및 안전 확보를 위한 핵심적인 내용들은 폐기됐다.

이번 법 개정을 위해 개정안을 마련하고 개정운동을 추진해왔던 한국여성의전화는 매우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 이번 법 개정 결과가 심히 유감스럽다. 결국 본인 소유의 재산에 대한 권리조차 행사하기 어려운 가정폭력피해자에 대한 국가지원을 자산조사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문제, 끊임없이 반복되는 생계비와 의료비 부족의 문제, 교육 및 의료기관, 경찰, 공무원, 변호사 등에 의한 신변노출 문제, 이혼과정에서의 부부상담명령 등으로 가정폭력가해자를 만날 수밖에 없는 문제 등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법적조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은 시혜적인 복지 차원이 아니라 범죄피해자의 인권 보장이라는 적극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에 앞으로 한국여성의전화는 실질적인 피해자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법 개정운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2015. 6. 2.

한국여성의전화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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