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지난 2012년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한국을 덮쳤다. 발병 초반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12일 현재 확진자가 130여명을 육박하면서 국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이런 상황이 한 달 넘게 지속됨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전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사람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들과 자원봉사활동이 중단돼 생활고마저 겪고 있다. 특히 장애인복지관이나 무료급식 등 식사를 제공하는 단체의 활동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최소한의 생계마저 어려워진 장애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정부 주도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안들이 실행되고 있지만, 장애인과 같은 사회취약층에 대한 긴급지원에 대한 논의는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복지관은 정부의 확실한 지침 없이 자체 판단으로 휴원을 결정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A복지관 소속의 한 사회복지사는 “정부가 지침을 빨리 내려주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대부분 복지관의 실정”이라며 “임시방편으로 잠정휴관을 결정했지만 사회취약계층인 장애인들이 겪는 타격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현재 상황이 더 길어진다면 이들은 전염병이 아니라 생활고로 생을 위협받을 수 있어 정부 주도의 지원이 하루 속히 마련돼야 한다”라며 장기화된 메르스 사태에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을 요구했다.

만약 장애인에게 메르스가 전염된다면 이는 큰 문제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의사표현이 어렵고, 면역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이에 각종 장애인단체는 정부에게 메르스로부터 장애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메르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장애인과 같은 사회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답답한 정부의 대처 속에서 지자체와 복지관의 노력이 눈에 띈다.

동작소방서는 관내 독거중증 장애인에 대한 감염예방대책으로 장애인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감염방지를 위한 예방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울주군은 ‘메르스(MERS) 예방 홍보 점검반’을 운영해 메르스가 완전종료 될 때까지 사회복지시설 안전관리 추진단을 비상 가동키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장애인복지관은 잠정 휴관하거나 수시로 관내 소독하고, 이용자들에게 메르스 감염예방 안전수칙 준수 안내를 통해 메르스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메르스 사태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됐다. 12∼13일 부여군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1회 충청남도 장애인체육대회를 비롯해 2015 대전장애인기능경기대회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박람회 등 대규모 행사가 잠정 연기됐다. 또한 복지관에서 진행 예정이던 각종 프로그램도 6월 말까지 중단돼 장애인들의 사회적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