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급여 지급과 장애인 차량 LPG 특소세 지원정책 등 각종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산정기준과 개선 대책 등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많은 정부 예산이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정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최저생계비의 잘못된 산출과 함께 정확한 소득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으며, 사망한 장애인과 차량을 매각한 장애인에게 조차도 국고를 지원하는 등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자치부가 보다 효율적인 보건복지행정업무 처리를 위해 구축한 보건복지행정시스템은 가구별 자료, 자활사업 참여이력 등 가장 기본적인 자료조차 입력되지 않아 전혀 실효를 발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복지행정의 복지부동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이 제출한 복지부 감사결과 자료 내용을 사회복지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사회복지일반 = 감사결과 최저생계비 부당지급이 속출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거와 생계를 같이 하는 부자, 모자 세대 등에 대해 23개 가구를 47개 가구로 분리, 생계급여를 연간 2551만2천원 가량 추가 지급했다.

또한 서울시에서 거주하다 군입대한 434명의 수급경력자를 대상으로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64명이 군입대 이후에도 지급대상에 포함돼 있었고, 8개 광역단체에서는 해외 보따리 무역 등으로 발생한 소득을 숨긴 6천54가구에 대해 생계급여가 꾸준히 지급됐다.

이처럼 가구수에 대한 산정이 잘못되거나 부양의무자의 소득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과다지급한 예산이 연간 4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생계비 산정 기준의 하나인 주거비를 산정할 때 주거형태나 거주지역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전세가구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금액을 책정, 실제로 소용되는 생계비용 대비 농촌 거주자는 과다하게, 도시거주자는 과소하게 금액이 지불되어, 확인절차 없이 서류로만 일을 처리하는 공무원들의 잘못된 업무형태를 드러냈다.

△장애인복지 = 장애인이 사망하거나 보유차량을 매각한 경우, 장애인을 관할하는 읍·면·동장은 해당정보를 보건복지행정 종합정보시스템에 입력후 LPG할인구입 기능을 정지토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장애인의 보호자 872명에게 국고보조금 1억 4600만원을 지원하는가 하면 보유차량을 매각한 4798명에게도 국고보조금 9억936만원을 지원하는 등 부당하게 지원했다. 

이에 대한 감사원의 고소득 장애인 할인혜택을 제한하라는 권고를 무시한 복지부는 현재 LPG 지원정책의 부담으로 인해 이 제도를 전면 폐지함으로써 장애인들을 복지정책의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인복지 = 복지부는 2004년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월 20만원 이내, 연간 155만원 이내의 인건비 혹은 사업비를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을 시행 총 4만7309명의 노인이 참여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노인종합복지관 등 해당 기관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선해주기 보다는 단순히 현금을 지급하고 마는 편법적 운영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결국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선해주는 사업이 속빈 강정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동아동 = 아동급식과 관련해 복지부 지침에 따라 시·군·구별로 아동급식위원회가 구성돼야 하지만 지난해 11월말 현재 234개 시·군·구 가운데 3개는 아예 위원회를 설치조차 하지 않았고 61곳은 회의를 한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급식의 질적 측면에서도 주·부식 지원, 상품권(쌀, 반찬 등 주·부식으로 교환되는 상품권) 지급 등 간접급식이 59.3%를 차지한 가운데 경기도 일부지역에서는 지원대상 아동에게 10일치 냉동 도시락을 한꺼번에 택배로 배달하다가 적발됐다.

또한 지자체 일부에서는 가정에서 취사할 수 있는 형편인지 아닌지도 고려하지 않은 채 각각 주·부식만 배달하거나 일률적으로 식품권을 나눠주는 행정 편의주의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북한 핵문제로 인해 이틀 연기된 국감이 지난 13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감사원의 감사결과 나타난 많은 문제점들과 복지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속에서 이번 국감을 통해 가장 호되게 곤욕을 치를 정부부처로 지목되고 있다.

많은 관계자들은 "이번 국감을 통해서라도 잘못 진행되어 온 복지정책을 바로 잡을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국가 백년지대계라 할 수 있는 복지정책은 장기간의 계획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튼튼한 기초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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