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직원들이 정성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족을 돕고 있다. 시청 직원 모임인 ‘재능기부단’은 서울거주 다문화가족 14가구에 가구당 200만원~30만원씩의 총 79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문화가족은 주로 결혼이민여성으로 이루어진 가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가족관계나 사회적응도 원활하지 못해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들은 도움을 청하거나 의지할 곳도 마땅치 않아 도움이 절실한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재능기부단 회원들이 이번에는 다문화가족에게 힘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재능기부단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모임은 자신들의 재능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부하고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족에게는 경제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 동안 적립된 기부금을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20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2012년 2월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는 각종 국가기술자격증 시험에 감독관으로 참여해 이 때 받은 수당 중 일부를 좋은 일에 쓰자는데 합의하면서 결성됐고, 자율적인 기부를 통해 꾸준히 기부금을 적립해 왔다.

지금까지 적립된 기부금 2200만원은 이번 다문화가족 후원을 비롯해 장애인 시설에 물품후원, 생활이 어려운 학생의 급식비 지원, 거주할 곳이 없는 모자가정에 입주보증금 지원, 기타 저소득층 어르신의 연료비 후원 등으로 사용됐다.

이번 지원대상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추천을 받은 생활환경이 어려운 다문화가족 14가구로 절반 이상이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 가정이다. 이들 중에는 결혼이민으로 낮선 땅 한국에 와서 새로운 삶을 펼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우자를 잃는 등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가정이 많이 있었다.

몇 해 전 사고로 배우자를 잃은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민자 A씨는 배우자를 잃고, 초등학생 자녀 2명의 교육비, 생활비 등을 위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병으로 인한 여러 차례 수술로 경제적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지난해 결혼한 지 1년이 채 안돼 사고로 남편을 잃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B씨는 올해 4월에 자녀를 출산을 했으며,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었다. 이 가정은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아기용품도 구입도 힘든 상황으로 지역사회의 자원연계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외에도 남편이 1급 장애인으로 마비 증세가 악화되고 있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 가정과 본국의 내전상황으로 아들과 입국해 한국에서 마땅한 거주지 없이 살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외국인주민 가정 등에게도 지원금을 전달했다.

후원금 지원은 별다른 전달식 없이 해당 가정의 은행계좌로 후원금을 입금했으며 지원 대상자 중 물품 후원이 필요한 가구에게는 재능기부단과 선행을 함께해 온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에서 후원하는 닭고기와 가공식품 등의 물품도 전달했다.

20’12년부터 재능기부단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해 온 ㈜하림은 닭 2500마리와 기타 많은 양의 가공식품을 후원해 재능기부단의 봉사가 더욱 뜻 깊고, 풍성할 수 있게 도왔다.

재능기부단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은순 사무관은 “앞으로의 활동은 일시적인 물품 후원보다는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가장이 대형운전면허 등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 안정된 직장,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재능기부단의 활동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재능기부단의 총무를 맡고 있는 김한수 주무관도 “더 크게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며, 열심히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 나눔의 작은 울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정영준 서울시 외국인다문화담당관은 “재능기부단에서 다문화가족의 어려움을 알고 이렇게 지원금을 전달해줘서 무척 고마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족 후원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 단체는 서울시 외국인다문화담당관(2133-5081)으로 연락 바란다.”라고 전했다.

박찬균 기자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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