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사회가 배려해줘야 하는 사람들이지 그로 인해 차별을 겪는다면 안 된다. 지난해 한 놀이공원에서는 지적장애아동의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해 차별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하 희망법)은 지난해 12월 19일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와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지적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한 에버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함께 지적장애인 탑승 제한을 규정한 가이드북의 시정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A 군(당시 만 14세, 지적장애 2급)은 지난해 6월 15일 부모와 함께 에버랜드에서 우주전투기를 탑승하려 대기하고 있었다. 그 때 직원이 와서 A 군의 부모에게 “자녀분이 장애인인가요?”라고 물어보며 복지카드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복지카드를 확인 한 직원은 “지적장애인은 부모와 함께 탑승하더라도 놀이기구 이용이 금지된다”며 우주전투기 놀이기구에 대한 탑승을 거부했다.

또한 B 군(당시 만 11세, 지적장애 1급)은 지난해 8월 24일 부모와 함께 우주전투기를 탑승하려고 대기하고 있던 중 직원이 B 군이 장애인이냐며 부모에게 물었고, 지적장애를 밝히자 직원은 일주일 전 사고를 이유로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B 군의 부모가 에버랜드 고객센터에 사고 여부를 확인하니 우주전투기 놀이기구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건은 없었다.

사건 당시 에버랜드의 어트랙션 안전 가이드북은 “우주전투기는 탑승 중 보호자의 통제가 어렵고 안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정신적 장애가 있으신 분은 보호자가 동반하여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라며 정신적 장애인의 탑승을 전면 제한하고 있었다.

이에 피고는 위 문구를 “우주전투기는 탑승 중 보호자의 통제가 어렵고 안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정신적 장애가 있으신 분은 탑승 전 근무자에게 먼저 문의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수정을 요구했고, 희망법은 2015년 5월 개정된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뒤이어 희망법은 개정된 가이드북의 문구 역시 정신적 장애인에 대한 차별 소지가 있으므로 이를 삭제할 것을 청구했고, 예비적으로 그 문구를 “우주전투기는 안전벨트의 고정 강도가 약한 시설로 자신의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탑승 전 근무자에게 주의사항을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로 수정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희망법의 청구에 대해서 피고는 지난 5일 변론기일에서 “우주전투기는 고공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시설로 자신의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탑승 전 근무자에게 주의사항을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로 수정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9일 피고가 가이드북의 문구를 “우주전투기는 고공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시설로 자신의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탑승 전 근무자에게 주의사항을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로 수정하는 내용으로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19일 화해권고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과 함께 변론재개신청을 했습니다. 피고가 이의신청을 한 이유는 화해권고결정의 수정안으로는 고객의 우주전투기 탑승을 제한하기 어려워 고객 안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희망법은 피고의 이의신청이 정신적 장애인을 잠재적인 과잉행동자로 보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피고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재판은 재판부가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는 7월 3일 오후 2시에 선고될 예정이다.

차은희 기자  cidmsl@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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