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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꽹과리 치는 기부가 판치는 세상은 가라
심재원 기자 | 승인 2006.10.16 14:26

요즘 추석을 몇 일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부행사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처럼 '00맞이'를 좋아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은 생각을 갖는다.

백화점 세일을 제외한다면 아마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일에 만큼 '00맞이'를 많이 붙이는 것도 없을 것이다.

신년맞이, 추석맞이, 송년맞이 등 마치 기부행사가 무슨 특별한 때에 맞춰 갖는 기념식이라도 되느냥, 국회의원에서 정부 고위관계자들, 지자체장들, 기업 CEO들에 이르기까지, 그것도 이름없는 사회복지시설은 배제된 채 이름이 어느정도 알려진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기부물품을 전해주고 사진 한 장 박고 돌아온다.

거기까지는 좋다. 행사 전부터 언론 이곳 저곳에 '우리 복지시설 다녀오네'하고 보도자료를 뿌려댄다. 마치 때가 돼서 남들 다가는데 찾아가지 않으면 욕을 먹는 탓에 다녀오고, 그 이후에는 다녀온 것을 만방에 알려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인 듯 천편일률적인 행동들에 여념이 없다.

성경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이는 기부에 대한 나의 선행을 누구에게 자랑하지 말라는 뜻의 태도를 가르침으로 이른 말씀이다.

이 시대가 아무리 자기 PR시대라지만 지나칠 정도이다. 마치 세상에 소외된 채 살아가는 모든 어려운 이웃을 추석맞이 자선행사를 통해 모두 다 구제라도 할 것 처럼들 난리다.

물론 올해 많은 사회복지시설들이 이런 점찍기 기부라도 아쉽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하니 이들의 움직임이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을 떠나서 한 기업의 CEO가, 그리고 고위정치인이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힘든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돈을 건네고, 선물을 건네고, 손을 잡고 몇 마디 전하고 돌아온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들인지. 아마도 그들이 그 곳을 찾아가고자 했던 순간부터 이미 연출된 것이다 보니 끝까지 각본대로 움직여 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최근 많이 확산되어졌다고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기부의 올바른 의미는 아직도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음을 느끼며, 얼굴이 붉어지는 듯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부정도에서 끝난다고 생각하는 기업인들이나 자신의 당과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기 위해 찾아다니는 정치인들.

그래도 기대해 보는 것은 그들의 행위는 가식된 것일지 몰라도 그들의 마음속에서나마 지금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의 어려움을 느끼고, 이해하고 돌아갔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기부는 홍보용 행사가 아니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기부는 말 그대로 내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줘 조금이라도 그들이 어려움을 잊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나라에는 지금 꽹과리를 치면서 기부하는 사람들이 판치고 있지만, 분명 알아야 한다.
자신의 발소리조차도 조심스럽게 찾아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진정한 기부자들이 많으며, 그들의 도움이야말로 진정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이 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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