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37년생 김노인은 지난 2004년 서울 '진각치매단기보호센터'를 시작으로 2006년 6월까지 2년 반 동안 총 6개 기관을 11차례 옮겨 다녔다. 보호해 줄 가족이 없기 때문에 단기보호시설에 맡겨졌지만 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한 시설에서 장기간 있을 수 없는 것이 그 이유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은 16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복지부가 45일로 제한하고 있는 노인단기보호시설 지침으로 인해 노인들이 다른 시설을 찾아 방황해야 한다며 이 같은 입소지침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보호시설이란 치매나 중풍, 장애등의 심신이 허약한 저소득층 노인들 중, 부득이한 사정으로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인들을 일시적으로 수용하고 가족 대신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복지부는 이런 단기보호시설의 경우 1회 입소시 45일을 초과해 지낼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연간 90일 이상 있을 수 없도록 지침을 정하고 있다. 때문에 시설에도 머물 수 없는 노인들이 또 다른 보호시설을 찾아 방황해야만 하는 현실적 문제에 놓여있다.

그러나 장 의원의 2004년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 반동안의 노인단기보호시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84개 노인단기보호시설중 입소기간 45일의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 시설은 25개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노인의 딱한 사정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노인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16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장향숙 의원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노인단기보호시설 입소치침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노인단기보호시설을 이용한 저소득층 노인 4396명중 20.7%에 해당하는 908명의 노인들은 3회 이상 단기보호시설을 이용했으며 이는 노인 5명 중 1명은 1년에 한번 꼴로 시설에 입소한 셈이다. 10번 이상 시설을 옮겨다닌 노인도 43명이나 됐다.

노인들이 이렇게 시설을 전전하는 이유는 가족 중 돌봐줄 사람이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시설 입장에서는 최대한 사정을 봐주더라도 일정기간이 경과되면 노인들을 내볼 낼 수밖에 없다.

장 의원은 "1회당 45일, 연간 90일 규정의 노인단기보호시설은 노인들에게 피해만 주는 지침이기 때문에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노인들이 안정적으로 요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보호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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