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불법으로 조제해 처방한 주사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일명 ‘발기효능 주사제’를 제조해 판매하는 식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온 이모씨(62)와 이씨가 자신의 병원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의사 박모씨(67)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의료면허가 없는 일반인이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불법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종종 적발됐지만, 의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공모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적발된 이씨는 의사였던 남편이 사망하자 남편이 운영하던 종로의 한 병원에서 2012년 6월부터 2년간 혼자 진료를 해왔다. 그러다 단속에 부담을 느껴 지난해 6월부터 박씨의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불법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박씨는 간호사들에게 이씨가 데려온 환자들을 접수하게 지시하고, 발기부전 외 다른 증상에 대해 진료를 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실제 박씨는 고혈압 등 다른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진료비를 청구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에게는 청구하지 않았다.

이씨는 박씨에게서 알푸로덱스·염산파파베린·펜톨민을 얻어 혼합한 뒤 발기효능 주사제를 불법으로 조제했다. 모두 의사만 처방할 수 있는 약품들이다.

그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센 것’과 ‘강한 것’, ‘중간 센 것’ 등으로만 구분해 최고 0.8cc까지 처방했다. 이씨는 “주사제는 비아그라와 달리 혈액순환제라 부작용이 없고, 심장병 환자도 맞을 수 있다. 성관계 10분 전에 맞으면 2~3시간 지속된다”고 환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사제는 일회용 주사기 1개당 1만원씩 팔렸는데 3년간 노인 527명에게 총 1억3600만원 어치를 팔아 이익을 챙겼다. 직접 병원에서 거래하거나 전화 주문을 하면 등기로 발송도 해줬다.

그러나 이 주사제를 맞은 전모씨(66)는 성기가 휘어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심장박동도 빨라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의사로서 솔직히 할 말이 없다”면서도 “이씨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시는 전했다.

이들은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의료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받게 된다.

이유정 기자  jenny18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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