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이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지방대 폄하 발언 을 하는 등의 비윤리적 사건으로 세간을 충격에 빠트린 적이 있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전‧현직 임직원들은 이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처신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지난 8월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회복지 관련 학계 교수와 사회복지 현장전문가 17인을 발기인으로 구성된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는 류시문 회장의 ‘성희롱’과 ‘인권침해’에 대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8월 29일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9월 19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본지는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옥경 교수를 만나 창립목적과 배경,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업적과 성과

1992년 사회복지 원로 교수님들을 도와 윤리강령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교수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기에 뒤에서 돕는 정도의 일을 주로 진행했다. 그리고 7년 뒤 개정하자던 약속대로 1999년부터 2001년 까지 개정작업을 진행했다. 이때는 이전과는 달리 사회복지사윤리강령 개정의 초안을 작성한 2명중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윤리강령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권’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한다. 이 ‘인권’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조직이 윤리와 인권을 매우 중요시 하는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1990년 이화여대에 부임한 이후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협회를 뒤에서 도아왔다. 당시에는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고 재정에도 문제가 있어 몇몇 원로 교수님들이 제안한 1인 100만원 기부금 약정 때 1차로 약정한 몇 명 중 하나다.

그리고 협회의 실습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보기 위해 시행되는 실습 슈퍼바이저 교육매뉴얼 개발과 강의안 개발, 강의 및 세미나, 제3차 사회복지사1급 자격시험 출제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 외에도 2010년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을 지냈고, 모금을 많이 해 중국과의 사회복지분야 교류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교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의 교류로 발전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여성사회복지사들이 모이게 된 이유가 있다면?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이하 여사회)는 여성 사회복지사들끼리 따로 모인 것이 아니라 여성 사회복지사가 중심이 돼 모이게 된 것이다. 여성끼리 따로 모여 남성과 여성을 나누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여성이 그만큼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 여성들을 중심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인 것이다. 우리는 여성과 남성 모두 함께 할 것이다. 단지 활동의 리더십을 여성이 갖는 것이다.

사회복지계는 이론과 사상은 진보적이나 성 평등적 차원에서 보면 매우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훌륭한 여성사회복지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따로 흩어져 있고 또 묻혀있어 여성들끼리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의존적이 아닌 주체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지도자로써 훈련하며 이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여성 사회복지사들이 겪는 개인의 고충(성희롱, 성추행, 그것으로 인한 불이익 등)은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거나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례를 밝힌다고 해도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공론의 장이 없었다. 이런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학교에서 윤리와 인권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 협회에서 보여지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방관하기에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 소개

여사회는 나눠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사회는 현재 그 안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일어나는 비윤리적 행동들에 대해서 최종 심판을 제대로 받게 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비상대책위원회의 목표다. 물론 현재의 사건이 도화선으로 만들어 지게 된 것은 맞는 사실이다. 하지만 협회의 일 만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은 결코 아니다.

여사회는 사회복지사 역량강화의 필요성과 성평등 환경을 살펴보며 여성 권한의 척도로 보는 여성사회복지사의 지위수준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고, 여성사회복지사들의 인권 강화와 복지증진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지향한다.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의 창립목적과 배경

여성사회복지사회는 ‘인간존엄과 사회정의’에 핵심 가치를 두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연대와 협동’을 실천 가치로 두어 대한민국 복지사회 구현의 비전을 갖고 여성사회복지사들의 선도적이고 전문적인 역할수행을 지향할 것이다. 여성들이 다 같이 연대하고 협동해서 인간존엄과 사회정의를 이뤄갈 것이다.

또 ▲여성사회복지사의 기본인권보장 ▲여성사회복지사의 역량강화 ▲여성사회복지사의 성 평등적 활동환경 조성 ▲여성사회복지사의 복지증진 ▲사회복지계에의 젠더관점 확산을 기본영역으로 삼고 활동할 예정이다. 이러한 목적을 통해 대한민국 복지사회의 구현, 여성 사회복지사들의 선도적이고 전문적인 역할 수행이라는 비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태와 관련,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의 입장과 대처 그리고 현재상황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어느 곳 보다 인간존엄과 평등의 청정지역이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욱 수치스럽고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제 사회복지계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때,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사실을 묵과하고 방관했을 때 다른 전문직종이나 사회에서 보면 사회복지계는 비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것은 국가적으로 사회복지 전문직의 권위의 추락인 것이다.

현재 우리는 꾸준히 서명을 받고있다. 그 외에도 이에 대한 실질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협회의 사건 외에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여사회에서는 어떤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있는지?

여성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당하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자기 자신의 보호조차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협회와 윤리위원회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사회에서는 그것을 함께 풀어가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예를들어 자신이 겪고있는 고충이나 사례가 있을 때 접수해서 상담하며 그 다음단계를 어떻게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줄 것이다. 필요하다면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할 것이다. 이런 준비를 통해 현재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가 개개인으로 들었던 사례들이 이제는 안으로 들어와 조금 더 조직적이고 구조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그것에 대한 대응 역시 체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양한 홍보를 통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한 상담과 해당기관에 압력을 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현재까지는 가려져만 있었던 여성사회복지사들의 권리를 찾아줄 것이다.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의 향후계획

앞서 설명했듯 ‘인간존엄과 사회정의’를 핵심 가치로 두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복지사회로 구현하고 여성사회복지사들의 전문적인 역할 수행 등을 기본 영역으로 삼아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제자 또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자들에게 ‘비전 인 액션’을 강조한다. 사회복지는 비전만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사회복지사는 액션을 해야 한다. 액션 안에 비전이 있어야 하고 비전 안에 액션이 따라줘야 한다. 이것이 제가 늘 이야기하는 모토다.

이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클라이언트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그 외에도 폭넓게 공부하라고 이야기 한다. 두 번째로 공감능력과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세상이 변화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때는 무엇이 올바른 결정인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이때 클라이언트에 대해 공감하는 마음이 없으면 판단이 잘못 될 수 밖에 없다. 그 사람 안에 들어가 봐야 한다. 미국 속담에 ‘그 사람의 신을 신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그 안으로 온전히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클라이언트와 진정으로 공감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책임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이다. 결정을 내렸으니 책임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내 인생은 물론, 활동에 대해서도 내가 책임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렇게 세가지를 실천하고 나면 아마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사회복지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언제나 당당하라’는 것 이다. 내가 당당하지 않으면 남도 나를 무시할 수 있다. 걸음걸이, 자세부터 당당해 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미래관과 세계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앞서 네 가지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미래관과 세계관을 갖는 것은 수업시간에도 잘 배울 수 없다. 현재 하고 있는 것에만 너무 국한되지 말고, 10년 후 20년 후를 보고 또 현재가 지구촌 사회이니 만큼 더 넓게 세상을 보고 리더십 발휘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성사회복지사들은 공감능력과 관계형성이 굉장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공감은 관계 안에서 보여지는 것이다. 그 부분은 여성들의 능력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살려 준다면 여성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거기서 역량발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능력을 살려주고 세계적으로 뻗어나가 그 역량을 미래를 위한 것에 사용하게 해야 한다.

사회복지 발전 방향을 위한 조언

복지만 생각하고 사람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윤리적 실천과 인권적 실천을 지상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 편 가르기를 지양해 77만 사회복지사들이 힘을 합해서 자유‧정의‧평등‧평화 그리고 행복 가득한 세상을 사회복지사들이 일궈 나갔으면 한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래의 복지상황(문제, 욕구, 권리)을 예측할 수 있고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복지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얼마 전 이슈가 됐던 메르스, 또 최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난민의 문제 등 이것이 단지 나의 일이 아니라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통일이 된다면 그 후의 문제 등 다양한 것들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이슈들이 주변에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높은 미래는 우리사회와 더 넓은 세계 사업을 하게 한다.

사회복지사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사회복지사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 시켜야 한다. 여사회는 여성사회복지사들이 다양한 사회복지 현장에서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도울 것이다.

사진/ 이유정 기자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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