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학교 화장실을 고치는데 1조 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 붓고도 양변기 보급률이 60%에 머물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국정감사 자료에서 나왔다.

　김종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의원이 전국 초ㆍ중ㆍ고교 화장실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양변기 설치 비율은 남자 63.2%, 여자 62%로 나타났고, 전체 학교의 40%가량이 여전히 양변기 대신 쪼그려 앉아서 용무를 보는 일본식 변기인 화변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경남지역 학교들의 화변기 설치율이 59.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도내 아이들의 위생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학교 화장실을 등한시한다는 자료는 또 있다. 학생 10명당 변기 수는 전국 평균 남자는 1.6개, 여자는 1.3개였다. 공중화장실법이 여자의 변기 수가 남자의 변기 수보다 최소 1.5배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학교의 경우 오히려 여자 화장실의 변기 수가 남자보다 더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열악한 화장실 환경에 이어 전국 1만1513개 학교 중 화장실 천장이 1급 발암 물질인 석면 슬레이트로 돼 있는 학교는 19.3%인 2223개교였고, 칸막이가 석면 슬레이트인 학교도 14%나 되는 것으로 나와 학교 화장실이 학생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70년대 수준’에 머무는 학교 화장실과 모자란 변기, 1급 발암물질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 당국의 시급한 조치가 절실하다.

이유정 기자  jenny1804@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