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몸이 힘들고 불편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말고 나도 인간이고 사람인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이쁘게 꾸미고 다녔으면 좋겠다. 그러면 사람들이 지나다 보게 되도, 몸이 불편해도 이쁘게 참 잘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으면 좋아서 더 노력하게 된다"

지난 31일 장애여성 다큐멘터리 상영회 한울장애인자활센타 한명희씨가 제작한 "어쩜, 저렇게 예쁘게 하고 다닐까?"라는 내용 중에서 멋내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뇌성마비 장애인 선희 씨의 답변 중 일부이다.

이번 다큐멘터리 상영회는 장애여성 미디어를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논의하고 장애여성 시각으로 장애여성 이슈를 이끌어내고자 마련된 자리로서 장애여성 이미지를 또 하나의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장애여성문화공동체에서 준비한 시간이었다.

이날 본 다큐멘터리 내용 중에서는 여성들이 보통 쉽게 할 수 있고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는 화장에 대해 선희 씨는 처음 3시간 정도를 소요했다고 한다.

몇 번이나 찔려가면서도 화장을 잊지 않는 그녀... 그녀도 자신을 꾸미고 예뻐 보이고싶어 하는 천상 여자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보통은 장애여성이 화장을 하고 꾸민다는 의미에 대해 전혀 의식하거나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도 아름답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 사람인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그냥 모르고 지나쳐왔던 것을 아닐까?

과거 기자가 처음 장애인의 성에 대한 세미나를 참석하고 느꼈던 점은 사람들의 장애인들의 성에 대해서는 참 무지하고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장애인도 염연히 사랑이란 감정을 아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잊은채 그들이 말하는 성에 대해 너무 무심해왔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렇듯 화장이라는 한 단면을 보면서도 더 예쁘게 보여지고 싶어하는 그들의 욕망을 단지 기인열전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신기하게만 바라보는 시선은 이젠 방향을 좀 바꿔 바라봐줘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성도 남성도 아닌 무성으로 여겨졌던 장애인 그들도 그들만의 성을 가진 당당한 여성이고 남성이라는 것을 이 사회의 사람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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