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지난 9월 22일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이하, ‘솔루션’)을 개최하고 ‘휠체어 안전사고, 교육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휠체어 및 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체계적인 안전교육의 부재로 각종 사고의 위험에 처해’있어서 장애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결정이다.

휠체어 이용자와 타인의 안전을 염려하는 솔루션의 입장은 이해하나, 전동휠체어나 스쿠터 같은 보장구는 장애인의 신체의 일부이다. 이들 보장구는 이동의 장애를 보완하기 위한 도구이지 자전거나 오토바이처럼 개인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도로교통법은 ‘차로’란 차마(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등)가 통행하도록 차선으로 구분한 차도의 부분”으로, 그리고 ‘보도’란 보행자(유모차와 휠체어 포함)가 통행할 수 있도록 한 도로의 부분”으로 정의함으로써 보도의 이용자를 보행자로 규정한다.

그런데 한국의 실정에서는 보도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너무 많다. 그리고 보도블록이 불량한 곳이 많고, 보도 위에 광고판과 볼라드가 무분별하게 설치되어 있어서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그래서 휠체어 및 스쿠터 이용자들이 도로로 내몰리는 것이다.

이 같은 보행환경을 외면하고 휠체어 사고의 원인을 미숙한 조작법과 이용자 교육의 부재로 돌리고 장애인의 안전교육만을 주문하는 것은 단편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 당장 개선할 점은 보도 위 장해물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자전거나 오토바이의 보도 운행을 엄격히 단속하여 휠체어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보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까지 솔루션은 제도 개선과 장애인의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장애인들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이번 결정은 유감이다. 솔루션은 이 결정을 철회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여 휠체어 이용자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길 바란다.

2015년 10년 01일

대구장애인인권연대

이유정 기자  jenny18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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