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2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아르떼) 앞에서 전국예술강사노동조합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의 참여한 예술강사들은 아르떼가 2016년 예술강사의 최대강의 시간을 340시간으로 조정한 데 항의하고 이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하였다.

아르떼는 지난 10월1일 ‘예술강사 지원사업 대표강사 회의’를 통해 예술강사들에게 강의시간 조정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아르떼는 이번 조정의 근거로 건강검진, 휴업수당, 신규강사 확보를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강의시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예술강사들의 경우 강의 시간에 따라 강의료를 지급받기 때문에 강의시간 조정은 예술강사들의 실질적인 급여 수준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과정에서 아르떼는 예술강사와의 최소한의 협의나 의견수렴 조차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시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는데 아르떼의 이번 최대 강의시간 조정은 예술강사들의 급여 및 근무환경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근로기준법 상의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 보여진다.

최근 예술강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노동권 침해가 예술노동의 주요한 이슈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대법원은 예술강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예술강사의 노동권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자 아르떼는 예술강사 실무를 지역센터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떠넘기는가 하면, 예술강사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교섭은 물론이고 예술강사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관련해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예술강사를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은 이제 다시 설명할 필요도 없을만큼 사회적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교육의 중요한 주체 중 하나인 예술강사에 대한 처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예술강사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아르떼와 문화부는 고압적인 태도와 무시로 일관하며 예술강사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아르떼와 문화부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와 확대를 위해 외형적인 성장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책임져 왔던 예술강사들의 문제를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만일 지금과 같은 고압적이고 무책임 한 태도로 예술강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막고 일방통행을 계속한다면 소중하게 키워온 문화예술교육의 소중한 토대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15.10.27

문화연대

이유정 기자  jenny18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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