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시위대가 경찰의 자진해산 요구에 응하지 않자 불법시위를 이유로 집행위원장을 강제연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최경훈 기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인 집시법이 집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보다는 이를 압박하고 금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집회시위 금지통고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인 권두섭 변호사는 경찰당국의 자의적인 금지통고에 대한 문제점을 강력히 비판하며 "집회를 불편함과 부정적인 그 무엇으로 규정짓고 경찰청과 일부 언론이 일방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집시법에 대부분의 조항 주어는 '관할경찰서장'이고 서술어는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는다'로 돼있는 것은 말이 신고제지 경찰당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집회나 기업을 상대로 하는 집회등에 있어서 경찰당국이 신고제도를 사실상 허가제도로 운용하고 있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와 같은 관행은 참여정부가들어선 지금도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관련 단체들의 평가다"라고 집시법의 부당성에 대해 전달했다. 

따라서 권 변호사에는 "새로운 집회시위 문화는 집시법에 더 많은 제한 규정을 도입하기 보다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는 통로로 마련되야 하고, 합리적 주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수렴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회의 신문모니터위원으로 활동중인 유용민씨는 "집회로 인한 소음이나 불편을 개선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필요할 것이나 시위현장의 일부 폭력 행위를 부각시켜 집회시위의 자유를 축소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일부 언론은 내용을 제대로 보도하는 것보다 시위의 부정적 모습을 부풀려 집시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앞장서 주장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서정범 교수는 "집회의 자유야말로 민주주의 이상을 실현하는 전제가 되야 하지만 일정한 범위에서 그를 제한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법은 역기능과 순기능이 공존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논의가 역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사실이며 순기능에 시각을 돌리는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의 대형화와 상시화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극에 달하고 법적 해결방법이 마련돼 있는 문제마저 실력행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풍토는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준비한 국가인권위측은 현재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집회시위를 신고하도록 하고 금지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금지통고를 하게 돼 있는데 장기간의 대규모 집회시위를 신고하는 경우에는 앞의 집회시위결과에 비춰 남은 집회시위에 대한 일괄금지통고를 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는 현실을 전달하며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해 최소한의 제한과 최대한의 보장을 위해 학계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는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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