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도심에서 열리는 각종 대규모 집회·시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서울지방경찰청 간부의 말을 인용해 “도심에서 벌어지는 집회 시위는 시민들에게 너무 큰 불편을 준다”며 “무조건 금지할 수는 없지만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사회복지전문지 기자로서 집회나 시위 현장을 목격할 때 면 우리가 바라봤던 시각과 일부 언론이 바라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생겨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다. 왜 폭력집회를 강행해야 했는지에 대한 시선보다는 집회를 통해 나타난 폭력과 하룻동안 시민들이 겪어야 했을 교통장애에 더 많은 지면이 할애된다.

집회란 사회적 약자, 그러니까 소외된 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가 공론화 될 수 있는 장소에서 집단의 의사를 알리기 위한데 목적이 있다. 힘없는 집단의 이야기는 시민들의 교통불편 앞에서 다시하번 뒤로 밀려버렸다. 집회가 도심의 교통 혼잡을 일으키기 때문에 집회 도로를 만든다거나 차로를 변경한다든가의 고민은 흔적도 없다. 점차적으로 줄인다는 말은 점차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의지와 마찮가지 아닐까.

같은 날인 8일 경찰청과 한국경찰학회 주최로 열린 ‘한미중일 평화시위 문화 국제학술세미나’에서 한 토론자는 “현 사회 분위기가 과격 폭력시위와 차로를 불법 점령한 도심시위에 대해 너무 관용적인 것 같다”며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지만 이는 국민 전체의 공익을 침해하지 않을 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어떤 불편을 초래하는 시위는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 그러니까 나라를 뒤흔들만한 별 힘이 없는 사람들이 시청 앞 잔디밭에 앉아 조용히 모임이나 토론을 하다 나간다면 누가 눈이라도 한번 흘겨 주겠는가? 그들이 노숙아닌 노숙을 펼쳐가며 불편하니 불편을 초래해가며 구호라도 외치지 않으면 '누구에게 무슨일이 생겼나'라는 관심이나 던져줄 것인가? 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올 여름 기어서 한강다리를 건너야 했고, 장애인 부모들은 울면서 3보1배를 강행해야 했던 것이다.

막상 자신의 일이 아니면 사람들은 제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독일의 어느 철학자가 했던 말, 한 한사람의 반대 의견도 다수라는 이름을 갖고 그의 입을 막는 것은 옳지 못하다 라고 했던 말은 괜찮은 사회를 만드는데 필수항목은 아니더라도 필요항목을 될 것이다.

폭력집회를 막기 위해서는 폭력도 불사해야 한다는 경찰당국의 입장은 그런 면에서 타당성을 얻지 못한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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