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학칙 내용 중 인권침해 규정들은 그간 다양한 문제제기를 통해 많은 부분 수정 보완되어 왔지만 특수학교 학칙의 경우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장애학생 및 보호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특수학교 학칙에 의해 장애학생 및 보호자의 인권, 학습권이 침해되어 왔다고 문제가 제기됐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장교연)는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특수학교 학칙의 인권 침해 규정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접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장애학생의 교육권과 학습권을 보장하고 인권을 신장시켜야할 특수학교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교육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내용으로 일관된 학칙을 규정함으로 인해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장애학생의 부모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이의 시정을 요구하기 위한 것.

장교연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학생의 인권침해 및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장교연은 141개 특수학교의 학칙 분석 조사 결과에서 "입학시에 장애학생의 보호자로부터 장애학생의 재학중에 발생하는 모든 사고의 책임을 보호자에게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받도록 하는 총 73개교, 전체 학교의 51.8%가 규정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및 중학교 과정은 의무교육 과정이기에 퇴학처분이 이뤄질 수 없음에도 특수학교의 학칙에는 이런 퇴학처분 조항을 포함시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를 위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나서는 장애아 학부모

  또한 빠져 있는 학칙에 대해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학생자치회 관련 조항이 특수학교 학칙에는 명시되지 않은 학교가 발견되기도 했다. 유치원과정만 운영하는 특수학교 10개교를 제외한 전체 131개 특수학교 중 54개교만이 학칙에 학생자치회 관련 조항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처럼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은 학칙에 누락되어 있으며 인권을 침해하고 법을 위반하는 사항으로 들어가서는 안 될 내용들은 학칙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학칙 개정의 시급함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에 장교연은 국가인권위원회에 특수학교 학칙 분석 자료를 제출하고 인권침해 및 법 위반 사항들과 관련해 해당학교에 학칙이 개정되어 장애학생의 인권침해 및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장교연 학부모들은 정부종합청사앞에서 국무총리면담을 요구하는 기습 천막농성을 시도했지만 경찰의 진압으로 장애아동 부모 20명이 연행되고 강제 해산됐다.

장교연은 "정부입법안의 7월말 국회 제출 약속을 어기고 장애인 교육 주체들의 장애인 교육 관련 법률 제정에 대한 열망을 경찰의 무력으로 짓밟는 정부에 대해 분노한다"며 "정부가 정부입법안을 11월말까지 조속히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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