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을 두고 여성의 입장에서 재고찰 돼야 한다는 새로운 시각에서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현금급여의 도입등으로 여성의 가족내 돌봄노동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만해NGO교육센터에는 여성의 관점에서 고령화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지난 10일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개최한 여성의 관점에서 고령화시대를 준비하는 토론회에서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석재은 교수는 "현금급여 도입을 통해 무보상으로 이뤄져 왔던 가족수발에 대한 공식적 보상이 가능해진다면 주로 여성이 담당했던 가족돌봄이 사회적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게 되는 것"이라며 "제도 오용의 문제를 국가가 앞장서 관리한다면 금전적 보상과 서비스 지원이 가족돌봄의 잠재력을 강화하고 가족보호 제공을 지속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석재은 교수

특히 노인수발시장의 구성원이 공식 노인수발기관에 국화돼 있던 것에서 독립적인 서비스 노동자와 자원봉사자, 가족수발자까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제도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공급적인 측면에서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거나 서비스 노동자의 자격 관리로 서비스 질을 통제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노인수발서비스 영역의 일자리가 자칫 낮은 질의 일자리로 전락할 수 있음을 우려하며 "전통적으로 가족이 수행하던 역할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 때문에 전문성과 일정자격이 필요치 않다고 보는 시각과 사회적서비스 인력을 고학력, 전문자격자로 규제할 경우 높은 임금이 제공돼야 한다는 사회적 부담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함"을 전달했다. 
사회서비스 노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여성 노동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직결된다는 이야기다.

한국여성개발원 홍승아 연구원은 "돌봄노동을 통해 여성이 사회적 일자리를 갖게 될지라도 일의 특성이 저급노동시장을 구성하게 될 위험성을 갖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석재은 교수와 의견을 같이 했지만 "현금급여가 갖고 있는 급여의 효율성 및 오용의 문제들을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덧붙여 보육정책의 현금급여제도가 가져왔던 결과와 마찬가지로 여성을 가족내 노동자로 묶어두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도 크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다 노력해야 할 점은 전반적인 시설확충과 더불어 재가서비스의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OECD국가들은 시설케어의 수요를 줄이고 가족내, 지역사회 내에서의 케어를 장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수발보험제도의 여성입장 고찰은 수발당사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박은주 연구원은 "당분간은 현금급여의 수준을 최소한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하나 이후에 관해서도 현금급여의 확대보다는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현물급여 개발이 현금급여의 확대보다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급여의 지급은 사적보호의 사회화라는 명분을 가진 제도에서 다시 가족내 돌봄행위가 지속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며 소득계층별 차이를 불러일으킬수도 있고 가족의 실제 돌봄과는 별도의 문제로 급여로 받은 돈이 가족의 생활비로 상당수 쓰여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노인수발보험제도가 노인의 입장에서 정립돼야 함은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문제지만 수발을 담당했던 대다수의 당사자가 여성이라는 입장에서 여성계의 이러한 목소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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