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한 장애인이 강서구청 현관 셔터에 목을 매 숨진 사건과 관련,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빈곤연대)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이 성명을 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빈곤연대는 '빈곤과 장애로 고통받던 빈민을 두 번 죽인 강서구청'이라는 성명에서 "고인의 죽음은 강서구청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장총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앞서 18일 오후 10시 10분경 주철수씨(52.지체장애 1급.서울 강서구 등촌동)가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구청 청사 현관에 목을 매 숨졌다.

빈곤연대는 20일 "고인은 현재 받고 있는 생계급여 외의 지원을 요구하며 숨진 당일인 18일에만 3번씩이나 자살기도를 했다"면서 "사망 경위가 어떻게 밝혀지든 고인이 강서구청 구내에서 사망했고, 사망하기 전 3번씩이나 자살 시도를 하는 등 구청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충분히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

빈곤연대는 또 강서구청이 해명자료에서 "고인이 상습적으로 소란을 피우는 등 문제있는 사람이었다는 식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공개"하고 "이 과정에서 고인과 가족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명세가 유출되는 등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강서구청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빈곤연대는 이와 함께 "기초생활보장제도 자체가 가난한 장애인에 대한 생활보장을 전혀 할 수 없는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장애로 인한 빈곤화를 막을 수 있는 '장애인 수급자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곤연대와 민주노동당 서울지체장애인협회 강서구지회 등은 21일 주씨 자살사건과 관련, 강서구청장과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장총도 19일 "주씨는 강서구청을 방문, 상담과 항의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수차례 토로했으나 결국 죽음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택할 수 없는 비극이 발생했다"며 "장애인 개인이 처한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상태와 사회적 구조와 환경을 고려하여 개인에게 지원되어야 할 기준과 비용산출 방식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사건은 연이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장총은 "정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주씨 사망사건의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하고 "장애인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강서구청은 주씨 자살사건과 관련 해명자료를 냈다. 강서구청은  이 해명자료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주씨는 그동안 생계비, 장애수당, 교육급여, 긴급구조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왔다"며 "또한 2003년부터 올 2월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별도로 645만원을 지원했고 도시락 배달, 김장지원, 가정봉사원 지원 등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강서구청은 "주씨는 법적 지원외 별도의 지원을 요구하며 지난 1년간 매일 구청에 상주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구청장과 3회 공식면담을 가졌다"며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차례의 자해행위와 자살협박, 구청앞 도로 점거 등 소란을 피워왔다"고 주장했다.

고인인 주씨는 두딸(23세. 19세)을 두고 있으며 젊은 시절 용접3급 자격증으로 원양어선을 타며 생활을 해왔으나 부인의 가출로 인한 술로 생활하며 방황의 시간을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주씨는 지난 85년 자녀를 데리고 상경했으나 사고와 질병으로 장애2급 판정을 받았으며 신경계통의 장애로 2004년 11월 지체1급으로 조정, 전동휄체어에 의존해 거동해왔다. 

주씨는 그동안 정부에서 생계비 월 67만6천840원, 장애수당 월 9만원, 교육급여 년 169만원(2004년), 긴급구호 지원 22만 3천원(2004년 4월)을 지원받아 왔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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