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광현 교수

 계약관계를 이용한 시장원리의 사회복지현장의 도입은 사회복지실천에서의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즉 “운영의 논리”에서 “경영의 논리”로의 전향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지급하는 재정을 시설. 기관의 운영에 별 탈 없이 잘 사용하면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능한 많은 수입을 얻도록 노력을 하여야 하는 사업가로의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사업자의 매상과 직계 되는 이용자에의 수입금에 커다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매상을 올리기 위해서는 ①지불 능력이 높고 ②손이 가지 않는 고객을 가장 선호하는 것이다. ①에서는 수발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 이외에도, 보험 급부 이외의 상품 및 고가 서비스의 구매력이 있는 개인이 더욱 선호된다. 시장원리 하에 있어서 사업자는 경제적으로 강한 개인을 우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②에 관해서는 각각의 사업주체의 특징에 따라 필요 경비가 최소화 되는 개인을 우대한다.

과거에는 서비스가 많이 투입되어야 하는 대상자는 지금까지 일반화되어진 효율적인 서비스가 제공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중증치매, 중복 장애 및 난치병이 있는 대상자는 손이 많이 가는 경우가 있다. 시설과 기관을 경영하는 경영자는 발전을 위해 ①②에 맞는 우량 고객만을 원하게 되며, 또한 지급 한도가 낮고 저소득자인 개인은 우량 고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운영의 시대에서는 용인되지 않았던「역선택」이 구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계약관계”에서 말하는 이용자와 사업자의 대등한 관계란, 양자간 서비스에 있어서의「등가 교환」의 보장이 없는 한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수발보험금 및 지원비의 지급에 의해 각 대상자는 정부로부터 구매력의 지원을 받게 되지만, 위에서 지적한 대로 이것만으로는 실질적인 대등한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행정의 강제력이 없어짐에 따라 사업자는 이용자에 대해서 본인 부담금을 지불할 수 있을까, 보험금 외의 서비스를 구입할 수가 있을까, 그리고 필요 경비를 최소한으로 억제할까 라고 하는 부분까지 주위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용자 측도 스스로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이해함으로써,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본인의 요구에 맞는 것인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자기 부담)와 서비스가 대등한 상태에 있는지를 판단하여 선택해야 한다. 이 양자의 선택이 시장에서 원활히 이루어질 때 등가 교환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성립된다고 해도 비용과 효용의 관계로부터, 불평등조건은 발생하게 된다. 시장원리 하에서는 저소득자와 질 높은 케어·서비스는 절대로 대등한 관계가 될 수 없으며, 저소득자는 항상 열등적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사업자의 역선택이란, 사회복지가 조치 제도를 폐지하고 시장원리를 도입한 이상, 이러한 열등 처우의 원칙의 시장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서 허용된 것이다.
 
위와 같은 흐름 하에, 복지시장의 사회복지사업자는 경영의 논리와 사회복지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사회복지의 윤리란 분명히 시장원리에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자는 사회복지전문직이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의 윤리에 대한 이념을 바꿀 필요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방법은 극히 간단하여 경영자는 우선 해당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확정해 전체의 매상 목표와 필요 경비 억제 목표를 결정하며, 최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복지 종사자에게 개인할당량을 설정한다. 이것을 베이스로 인사관리를 실시하며 능력급 제도 및 표창, 승진 등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구사함으로써 경영의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종사자는 시장 중개인으로서 우량 고객만을 소속 사업에 우선적으로 유도하며, 비우량 고객은 배제하게 된다. 또한, 비우량 고객을 소개받은 사업자 측은 경영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계약 거부마저 일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원리에 근거하는 역선택의 논리가 사회복지 전체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큰 것이다. 현재 이러한 경향을 강하게 나타낼 사업체는, 가장 고단가인 신체 수발에 계약을 집중시키려는 영리 기업과 시설 수발서비스 사업자이다. 재가서비스 안에서는 방문 수발 중 제일 싼 가사 원조가 비우량 고객의 선호의 대상이 될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고객을 선택하지 않는 사회복지의 윤리에 충실한 경영을 지향하는 순간, 시장원리에 이용당하게 되며 비우량 고객만을 유치하게 되는 것이다.
 
개개인의 지불력에 의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되는 현상이 이용자에게 발생하게 될 것이다. 향후 시설 경영에 민간기업 참가가 규제완화에 의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때는 아마「역선택」이라고 하는 문제가 현저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수발보험제도에 대한 이렇다 할 재검토도 없고, 수발종사자들의 중립성도 방치된 상황에서 이러한 시기를 맞이한다면, 우선 경제적으로 약한 개인이 복지 시장으로부터 구조적으로 소외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품화된 사회복지 서비스의 세계에서는 권리 옹호 사업 및 불평 처리, 제삼자 평가 등의 시장 보완책이 검토되고 있지만, 그것들이 어디까지 시장원리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규제완화의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개업 social worker가 오로지 부유층만 유치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기에 한국형 계약형 서비스 공급 시스템은, 사회복지계의 복지윤리에 대한 고민과 번민을 야기하게 될 것이기에 재삼 우려를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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