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은 한국경영자총협회앞에서 '장애인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제정을 반대하는 경총 규탄집회'를 갖고 전국경제인연합회까지 거리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장차법 제정을 반대하는 경총규탄대회에 참가한 장추련 소속회원들은 투쟁가를 힘차게 외치며 장차법 제정을 염원했다.

장추련은 16일부터 경총 앞 1인 시위를 진행하며 경총 회장 면담요구를 하고 있으나 경총은 장차법 제정 반대 입장이 바뀐 바 없다며 면담을 거절하고 있다.

이에 창추련은 "면담조차 거절하는 경총의 태도는 장애인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이며 장애인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집회 발언에 나선 장추련 하영택 상임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수많은 고난을 겪어왔지만 작은 소망의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업집단들이 장차법을 반대하고 나섰다"며 "자기 밥그릇을 위해 장차법을 반대하는 것은 가진 자의 폭력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들로 인해 장차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장애인들은 수혜와 동정,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과 책임을 추궁했다.

또한 하 위원장은 "우리의 권리, 인권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를 가로막는 장벽을 부숴야 한다. 장차법은 꼭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경총 집회에 이어 전경련 집회를 위해 이동하려는 회원들과 경찰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장추련은 결의문에서 "경총이 인정하는 장애인이란 능력이 없으니 국가나 사회에서 도와줘야 할 대상일 뿐이며 그러기에 노동의 주체로 인정해 노동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보다 돈으로 후원하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은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희망이다. 사람으로 존중받고 싶은 장애인의 열망을 무시하고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해 장차법 제정 의의를 평가 절하해버리는 경총의 태도에 분노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장추련 소속회원들과 집회를 마친 뒤 공덕동 로터리를 지나 전경련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한편 장추련 관계자는 "경총이 장차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바꿀 그날까지 회장 면담을 계속 요구하며 장애인차별의 심각성을 알려내고 경총의 인정을 촉구 할 것"이라며 "장애인 차별의 고리를 끊어내고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장차법 제정이 될 때까지 투쟁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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