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은 죽음에 대해 '생명활동이 정지되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생물의 상태로서 생(生)의 종말을 뜻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든 활동이 정지되 다시 돌아오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인간의 공포는 막연할 수 밖에 없으며 언젠가부터 죽음에 대한 거론은 금기가 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기라는 것은 곧 깨려고 하는 누군가의 노력으로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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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학교 수업에 참가한 한 노인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명예와 부와 권력이 있건없건 모두 죽기 때문에 이왕 죽을꺼 잘죽어야(well-dying)한다는 소신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 죽음기획 두 번째 시간, 웰다잉이야 말로 노인들의 준비해야 하는 준비물이라고 말하는 김귀자씨는 잘사는 법의 마지막은 잘 죽는 법이라며 죽음에 대한 공포를 떨쳐 버리라고 권유한다.
죽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
잘 사는 법에는 잘 죽는 법도 포함된다. 따라서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생각해 보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잘 살기 위해 준비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도 죽음에 관해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알려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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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김귀자씨 |
따라서 어린아이가 자궁 안에서 세상밖으로 내던져 지는 것은 어쩌면 죽음 이후의 삶일수도 있으며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듯 죽음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수업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강의를 듣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생각에 잠긴채 입을 다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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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인식을 처음하게 된 인간은 부정의 단계에 들어서면서 '설마 나에게 죽음이 다가왔겠느냐'라는 반응을 하게 된다. 다음은 '왜 내가 죽어야 하느냐'라고 반문하게 되며 다음 단계가 되면 '몇 달만 더 살게 해준다면'이라는 타협의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이런 단계까지 오게 되면 사람들은 자기가 인간관계에 있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며 더 이상 회복의 가능성이 없다고 느낄 때 절망하게 되는데 이 단계가 우울증에 빠지는 단계다. 우울증의 시기가 지나간다면 비로서 이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수용의 단계에 이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용의 단계를 넘어선 사람은 자신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 것이 아니라 '이제 천국에 갈 것이다' 라는 희망과 기대의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통해 노인들이 노년에 겪에 되는 우울증의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모든 것을 수용할수 있는 마음의 상태가 되면 비로소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결론도 얻을 수 있다.
삶을 완성시키는 것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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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두번째 수업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수업에 참여했다. |
김귀자씨는 엘리자베스 귀블러 로즈의 말을 인용해 "죽음이란 나비가 고치를 떠나는 것처럼 육체를 떠나는 것이며 더 높은 의식의 단계로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에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에게 죽음이란 고도의 창조적인 힘"이라고 설명했다. 죽음을 이해할 때 비로서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것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금하라'고 했던 어떤 이의 말처럼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꼭 해야 되는 일들, 이것이 안되면 죽는 순간가지 후회 막심한 것들의 실천이 웰 다잉의 첫 번째 숙제인 셈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아름다운 이별학교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강의를 열심히 던 한 노인은 노트한쪽에 '지금 하고 싶은 것 하기'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나이 때문에 못하고 망설였던 일들을 당장 실천에 옮겨 봐야겠다"고 말했다.
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 잘 죽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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