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고용과 창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어느 세미나에서 축사를 맡은 한 국회의원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었던 일이 있었다.

그는 '관심이 변화를 일으킨다'는 주제의 축사 내용을 전하며 "국회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향숙 의원과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청각장애인 정화원의원이 들어오면서 편의시설 등에 작은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팡이를 든 청각 장애인? 물론 곧바로 시각장애인으로 정정했지만 그 순간만은 당황스러웠다. 그는 "장애인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도 많은 일들을 선도해나가겠다"는 좋은 의미를 전달하려 했을 것이다. 물론 기자가 누구에게나 있을수 있는 한 사람의 말실수를 비난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다.

기자도 처음 이 분야의 일을 시작하면서 장애유형과 장애인, 비장애인이라는 호칭에 대해 많은 어려움과 실수들이 격었던 터라 전혀 이해못할 부분들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종종 접하는 기자로서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었고, 그런 생각들이 장애인정책을 가장 최전방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회의원의 실수모습에 촉매제가 되어 다시금 보다 많은 사람들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과 함께 해결책이 없을까 고민케 했던 것이다.

축사를 맡았던 국회의원의 말처럼 "관심이 변화를 일으킨다"는 말은 정말 공감되는 구절이었다.

그러하기에 현재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아 그가 말한 작은 변화조차도 찾아볼수 없는 것은 아닐까, 그만큼 국내 장애인복지에 우선적으로 해결해 가야 할 문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구분을 없애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보조서비스, 장차법, 편의시설, 이동의 문제 등...누구나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문제에 있어서 장애인들은 아직도 목숨을 걸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3일은 매년 찾아오는 세계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엔이 정한 날이다. 인권이라하면 어려운 말처럼 들리겠지만 인권은 사람의 권리, 그것도 기본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권리를 의미한다.

그러한 권리를 찾는데 아직도 목숨을 담보로해야 하는 현실이 아프리카 3개국의 수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3천억불을 수출한 경제대국에서 보여지는 모습이라는 것에 아이러니를 느낄수 밖에 없다.

과거 비난으로 일관되어졌던 장애인들에 대한 불편한 편견들이 부끄럽다고 느끼고 옳지 못했던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면 이젠 제대로 된 관심을 보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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