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 사회복지계 찬반세력의 최초 충돌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대립양상이 심화됐다. 따라서 향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이 순탄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자들로 구성된 전국사회복지법인대표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주최하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반대 규탄대회’가 있었고,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모인 300여명 이상의 시설운영자들이 참여했다.

사복법 개정 규탄대회를 갖기 위해 올림픽파크텔 대회의장에 모인 시설운영자들

같은 시간 올림픽파크텔 정문 앞에는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이하 성람공투단)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설운영자들의 규탄대회를 규탄하기 위한 집회를 갖고 있었다.

성람공투단이 올림픽파크텔 정문 앞에서 시설운영자들의 사복법 규탄 대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오후 2시를 넘기면서 비대위는 규탄대회를 개최했고, 김문동 공동대표의 규탄사가 끝나고 박진우 비대위 위원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법률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돌연 성람공투단이 ‘시설장님들, 시설비리 지긋지긋합니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도입으로 시설비리 막아냅시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비대위 규탄대회장에 대한 기습점거가 있었고, 이로부터 30여분간 행사장은 비대위측과 성람공투단이 서로 섞여 행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됐다.

이 과정에서 성람공투단은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하게 피력했고, 이에 대해 비대위의 규탄대회에 참가한 시설운영자들은 반대로 성람공투단의 불법점거를 거칠게 비판했다.

성람공투단은 “사회복지사업법은 사회복지시설들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일뿐이다”며 “시설운영자들이 시설에서 부당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굳이 법개정을 반대하고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람공투단의 대회장 기습점검로 규탄대회가 30여분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됐다.

이에 대해 비대위 규탄대회 참석자들은 반대로 “일부시설들의 잘못을 전체의 잘못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성람공투단이 이렇게 남의 규탄대회를 불법점거하는 것도 법적으로는 불법에 해당하는 행위니 모두 행사장에서 나가라”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에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약간의 몸다툼도 있었고, 비대위 측에서 요청한 경찰이 행사장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30여분이 지나면서 비대위측이 성람공투단의 대표자 이야기을 들어보는 것으로 합의해 최용기 성람공투단공동대표의 발언기회가 주어졌다.

최 대표는 “이곳에 모인 시설운영자들은 사회복지사업법이 악법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장애인들 중 자신이 원해서 시설가는 사람은 없다. 또한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시설에서 자유롭게 나올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설의 문제가 발생되기도 하고 오랫동안 시설이 운영되어 오면서 관선이사 하나 없는 것이 우리 사회복지시설들의 현실”이라며 “시설운영자들은 정부가 시설에 지원하는 것이 시설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설내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라는 의미에서 지원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투단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런 최 대표의 발언은 현애자 의원에 의해 추진중인 사회복지사업을 개정 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비대위측 관계자들에게는 전혀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외침으로 흘렀다.

결국 공투단은 행사장을 빠져 나왔고, 비대위 측의 규탄대회는 계속 속행됐다.

비대위 측은 “법을 지키는 시설이 그렇지 않은 시설들과 함께 매도되어 도둑놈으로 몰리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과거 우리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묵묵하게 해 온 것뿐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의 이동한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장은 찬조발언을 통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법이전에 흉계다. 나는 과거 시설에서 모시던 어르신과의 정 때문에 그분이 작고하고 나서도 그 분의 제사까지도 치러드리고 있다”며 “그간 우리 시설들은 공익이사제 없이도 잘해왔다.”며 “이렇게 시설에 대한 불신이 깊다면 누가 사제를 털어 사회복지법인을 만들겠나 차라리 그 돈을 은행에 넣놓고 나오는 이자로 사회봉사나 하지. 사회봉사차원에서 노력한 죄밖에 없는데 이제와서 왜 우리가 도둑취급을 받아야 하는가”라며 격분했다.

그는 “한 개의 화살보다는 한단의 화살이 강하며, 한 사람의 힘보다는 여러사람의 힘이 강하듯이 우리 시설운영자들도 잘못된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복법 규탄대회에 참석했던 정화원 의원이 공투단의 기습점검 때 잠시 대회장에서 자리를 피하고 있다.

한편 이날 비대위 행사에 참여했던 정화원 의원은 “사회복지사업법은 또 하나의 사학법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없이도 우리 법에는 형법, 민법 등도 있다. 잘못된 사회복지법인에 대해서는 이런 법들을 적용해 엄벌하면 되지 굳이 또다른 사학법인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회복지시설들은 6.25이후 정부의 역할을 대신해 왔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논의가 끊이지 않는 것은 사회복지법인들의 무관심도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다. 공익이사가 시설에 들어오게 되면 살아남을 법인은 없다”며 비대위 측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정의원은 “이 법안을 막기 위해서는 비대위가 법안심사소위, 보건복지위, 각 당대표들을 찾아가 사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는 거의 끝나가고 있고, 법안을 심사하기 위한 상임위가 열릴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사회복지사업법은 내년 2월 국회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그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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